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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Mar 18. 2023

올해 연봉조정설명회에 참석했다.

담당자가 아닌 체로 참석한 연봉조정 설명회

얼마 전, 회사에서 연봉조정과 관련한 구성원 대상 설명회를 진행했다. 전 구성원이 모여 하지는 않고 리더, 노사협의회 대표, 현장관리자 별로 추려 따로따로 진행했다.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나는 연봉조정 관련한 일체의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담당자가 그날 모두 부재해서 대신해서 팀장님이 하는 설명회 옆을 지키며 보좌하는 역할을 했다.


사실 노조가 없는 회사기 때문에 협상이 아니라 일종의 통보다. 잡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매년 꾸준히 물가 상승률 만큼은 오르고 있고 올해는 특히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 직군은 정액조정을 통해 연봉을 추가로 상승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탈없이 끝났다. 다만, 내가 설명회에 따라다니며 느낀 것이 있는데 모두 본인의 입장에서 좋고 나쁨을 해석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리더든 관리자든 대표든 누군가를 대표해서 '보직'이 있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개인별로 계산기를 두드려 상황을 해석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번 연봉조정부터 없어진 'Pay band(이하 페이밴드) 삭제'에 대한 구성원의 갈린 의견만 봐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페이밴드가 삭제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별 감흥이 없었지만, 왜 삭제되었냐며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설명회가 끝나고 살짝 나에게로 와 '페이밴드 진짜 없어진 거에요? 그럼 좋아진거네?' 라며 웃음짓는 사람도 있었다. 평가를 그동안 잘 받아 같은 직급에서 평균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 페이밴드 삭제가 좋은 일일 것이고 직급 연차가 낮거나 평가를 보통 수준으로 받은 사람들은 불리하다고 생각 될 수도 있다. 사실 페이밴드의 범위 자체가 업계, 경영환경, 직급별 평균값을 대입해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담당자의 주관이 많이 들어가는 지표라서 담당자가 아니고서는 절대 수식을 알 수 없고 굳이 성과주의를 표방하는 업체에서 개인의 연봉수준을 평균으로 맞추기 위한 장치가 필요할 것인가라는 물음이 계속 생겨왔었다. 불분명한 기준과 성과주의 기조에 맞지 않는 지표라는 여러 이야기가 오간 것 같다. 그리고 사실, 내 생각이지만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비용'이 아니었을까. 스탭의 페이밴드 적용을 위한 연봉수준 조정값을 아끼는 비용으로 특정 직군의 연봉경쟁력을 높여준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나는 연봉조정 작업에 전혀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설명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질문 세례를 받았고 몰라서 진땀을 뺐던 경우도 있었다. 내가 그래도 재직하면서 그동안 어깨너머로 본 것이 기억 났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맙던지. '인사팀이 그것도 모르냐'는 핀잔을 되게 많이 듣는데 그 이야기를 예상보다 적게 들어 개인적으로는 뿌듯(?)했다.


참, 지내면 지낼수록 내 업무가 아니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계속 들여다보며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어느 순간 빛을 발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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