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우 Mar 18. 2023

내 첫 노래곡 발매기(1)

음악=돈..?

내 머릿속에 있는 음악을 꼭 세상밖에 보이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그 다짐을 이뤄내기 위한 고민과 과정이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작업물이 바로 '노래곡'이었다. 일단 내가 음악적 역량이 부족한 것이 컸지만 내 인생이 음악보다는 다른 쪽에 더 치중해 있었기 때문에 관련한 사람들이나 커뮤니티를 잘 모른다는 것도 컸다. 피아노 연주곡이야 내 피아노 연주실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지 어떤 과정이 필요할 지는 찾아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쨌든 나와 피아노만 있으면 되는 거니까. 하지만 노래곡은 달랐다. 많은 악기가 들어가고 무엇보다 '노래'라는 요소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가 너무나 큰 고민이었다. 보컬의 톤과 성향 그리고 실력에 따라 천차만별로 퀄리티가 갈릴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어쨌든 부딪혀야 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얼마만큼의 예산이 필요할지도 몰랐고 편곡과 녹음 등등 정말 어떻게 진행해야 할 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상태에서 부작정 연락해 본 곳이 대학생 시절 잠깐 인연이 닿았던 한 스튜디오였다. 작년까지 발매한 피아노 연주 음악도 이 스튜디오에서 녹음했지만 노래곡까지 여기서 진행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곳에 연락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피아노 연주앨범 작업하며 연락을 주고받은 실장님 개인연락처로 무작정 연락했다. 그게 작년 9월이었다.


사실 누군가에게 내 곡을 들려주는게 그리 부끄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전문가에게 들려드리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연락해서 내가 작업한 데모곡을 전달하고 스튜디오에 직접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뭔가 발가벗겨진 기분이랄까? 그래도 실장님과 이야기하며 의견을 나누니까 어느정도 실마리가 잡혔다. 작곡/작사는 이미 되었으니 편곡과 녹음, 후반작업을 하면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 곳은 기본적으로 세션을 미디가 아니라 리얼로 한다는 것이었다. 모두 전문 연주자가 곡을 만든다는 것. 퀄리티보다 걱정이 예산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실장님은 계속 예산을 먼저 확정해야된다고 하셨다. 그게 잡혀야 다음 단계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나는 100-150만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더니 웃으시면서 하는 말. 


"지금 진행하려는 편곡이면 400만원은 필요하겠는데요..?"


4..400만원? 생각지도 못한 금액에 적잖이 당황했다. 아니 이 돈을 투자해서 곡을 만드는 게 꼭 필요한 일인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갑자기 들었다. 이 돈이면 돈을 얼마나 모아야되며 아껴야 되는 거지.. 일단 편곡이 다 확정된 것은 아니니 악기를 어디까지 추가해야 할 지 확정하고 알려드린다는 말로 고민이 시간을 벌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