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의 8할은 소통 그리고 그에 따른 정보 (그게 뭐든)
발령을 받은 지도 어언 8개월이 되었다. 겨우 적응했다고 생각했지만 리더가 바뀌면서 나에게는 또다시 변경점이 생겼다. HR 업무 자체를 따지면 7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리더가 바뀜으로 인해 이렇게 흔들릴 수 있다니, 아직도 나는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적응하겠지만)
어떤 조직이든 소통이 8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마다 업무의 할당량, 직무의 범위가 뚜렷하게 정해져 있는 대기업이라면 더하다.
근무시간 전에 퇴근시킬 것이라는 도급사의 연락이 있었다. 그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정보는 '기본적으로 근무시간은 지켜야 한다.'는 전 팀장님과 현 공장장님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유가 있으면 대표의 자율에 맡기자는 새로운 팀장님의 생각은 몰랐던 나는 '안된다, 근무시간은 지켜야 하고 퇴근 전까지 할 다른 업무를 찾아달라.'는 피드백을 전달했다. 결국 그 대답은 도급사 대표님의 심기를 거스르게 되었고, '왜 내 회사 내 직원의 조기 퇴근 결정도 못하게 만드냐.'는 샤우팅 섞인 한마디였다.
매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팀장님과 도급사 대표님은 아침을 함께 먹고 있었고 그 당일 아침에 '먼저 퇴근시키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다는 사실은 나는 몰랐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새로운 팀장님은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 까지도 몰랐다. 실무자로서는 큰 패착이었다.
왜 알려주지 않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당연히 몰랐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핑계일 수밖에 없다. 결과가 말해주는 것이 회사이니. 어쨌든 내가 알아서 부단히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요즘에 내가 느끼는 이 조직의 문화다. 원래 조직이 이런 것일까? 아니면 내가 정말 발령 전 회사에서 편하게 생활을 한 것일까.
어쨌든 이 일이 있고 난 후 바로 대표님을 찾아가 죄송함을 표시했고 그 당일에는 사과를 받아주시지 않았지만, 다음날에 다른 것 때문에 찾아뵈었을 때는 내가 요청하지 않은 좋은 정보를 주시며 간접적으로 미안함을 표시해 주셨다. 적어도 나는 그 '정보'가 '어제 그렇게 화내서 미안하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라고 느꼈다. '언젠가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제목처럼, 내 직장 생활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