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by 꼬망


따뜻한 아랫목에 손바닥 온기를

확인하고 이불을 덮었다.

책장 위 상자에 그려진

커다란 검은 고양이.


몸을 뒤척이다가

날 선 눈빛이 나와 마주쳤다.


시선을 피하려 해도

이불을 빼꼼히 올려보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 검은 고양이.

너무 놀라 옆자리 곤히 자는

언니들을 깨워보지만

내 목소리만 메아리쳤다.


빤히 쳐다보고 있는 빨간 눈동자.

어느덧 검은 고양이가 훌쩍 내려와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이불을 얼굴에 덮어쓴 채로 숨을 죽였다.

검은 고양이의 발자국은

이불을 꾹꾹 밟았다.


자꾸만 가빠지는 숨.

눈꺼풀에 힘을 주고

아침이 오길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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