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엿뉘엿해지는 저녁
창문 너머로 들리는 자동차 바퀴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지.
빨간색 아빠 차.
아빠가 왔다!
오두방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자꾸만 가슴이 콩닥콩닥.
아빠가 잊어버린 건 아닐까.
내가 초콜릿케이크랑 치킨 먹고 싶다고
양손을 꼬며 얘기했는데.
문밖에서 점점 커지는
쿵쿵거리는 발소리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에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기다렸던 나.
아빠의 무표정한 얼굴에
눈물방울이 맺혔어.
비장한 얼굴에 한껏 힘이 들어간 아빠 눈을
마주 볼 수 없어 눈을 감았는데
내 눈앞에 펼쳐진 케이크와 치킨.
울다가 웃다가 콧물이 찔찔
울다가 웃다가 침이 줄줄
반달눈으로 손뼉 치며
입꼬리가 한껏 올라간
포근했던 내 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