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 사춘기

by 꼬망


학원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의 전화기가 울렸다. 순식간에 전화를 스피커 폰으로 돌리며 “친구야. 게임을 하자고? 아 그렇게 너무 하고 싶은데 어머니께 여쭈어볼게.” 하며 핸드폰을 내 앞으로 내민다. 스피커폰으로 친구들이 내 목소리를 듣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쓴웃음을 지으며 한판만 해라고 작은 입 모양으로 말했다.


‘언제부터 어머니였니?’


이럴 때는 눈치가 기가 막히고 행동은 어찌나 불사조처럼 빠른지 놀라울 따름이다.

“야. 빨리 접속해!!”하며 큰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궁둥이를 실룩거리며 방문을 쿵 닫는다. 붉으락푸르락 머리가 지끈거린다.


중학교 입학하면서 아이의 등교 시간이 8시 전에 가는 날이 있어서 놀랐었다.

말로는 일찍 학교에 가서 운동한다고 얘기하는데 내가 일일이 하나씩 확인할 수도 없고 가서 잘 있겠다고 생각했다. 중학교에서는 학교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으로 구글 앱을 접속하는 등 핸드폰 사용을 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때마다 아이는 잠긴 본인의 핸드폰을 보며 우리 반에 이렇게 전화해서 시간을 달라고 하는 애는 본인밖에 없다고 하소연을 했다.


핸드폰을 풀어주자니 종일 들어가서 게임을 하는 게 안보다도 눈에 훤한데 적당한 제지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매일 이런 문제로 아이와 옥신각신하는 걸 보면서 이렇게 핸드폰 잠금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병원 예약 진료가 잡혀있어 늦을까 봐 서둘러서 나왔다. 운전 길에 아이의 중학교 정문을 지나니 익숙한 1학년 교복을 입은 남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잠시 신호가 멈춰서 모여있는 아이들을 유심히 쳐다봤다. 그 안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익숙한 아이의 모습에 멈칫했다. 핸드폰을 게임기인 양 모여 앉아 게임을 몰입해서 신나게 하는 아이를 보니 눈에서는 불꽃이 튀었다. 신호가 바뀌자 뒤차의 경적에 놀란 나는 다시금 운전대를 잡았다. 내 머릿속은 이미 화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아니 매일 그렇게 일찍 나가서 여기서 게임을 하다 들어간 거야?”


하교하고 아이의 이야기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 매일 아침 친구들과 모여 게임을 하고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된 나는 그날부터 아침 9시까지 핸드폰 설정을 완전히 차단해 버렸다.


핸드폰을 차단해 버린 나에게 복수라도 한 듯이 아이는 등굣길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현관 입구로 걸어갔다.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지만 난 또 참지 못했다. 한번 터진 입에선 거친 말들이 쏟아져 나왔고, 아이는 급기야 귀를 막고 나가버린다.


아이의 사춘기 나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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