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어른

하루또하루

by 꼬망

사업으로 늘 바쁜 남편은 주말이면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쉬고 싶단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혼자서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의 시간을 아이들과 보내는 게 너무 힘들었었다.

올해로 아이들이 13살. 10살 이제 제법 커서 전보다는 손이 가지 않는다.


오늘은 어디라도 가자고 해서 한 시간쯤 거리인 세종대왕릉에 다녀왔다.

사색하며 거니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박물관 안에 해설과 설명도 너무 재밌고 유익했다.

왜 어렸을 적냐는 이맛을 왜 몰랐을까?


방학 때면 엄격한 아버지가 독후감 2권씩 매일 하기와 탐구생활 숙제들.

다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어서 독후감 쓰는 것도 책에 머리말과 마침 글에 있는 글을 베깨서쓰기가 일쑤였다.


책 보고 공부하는 게 너무 싫어서 창문을 보며 구름을 세는 날도 많았었지.


학생 때 나는 공부와 담을 쌓았었다. 그랬던 내가 대학을 가고 사회생활을 하고 일을 하고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며

지루한 공부들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설명도 있네! 열심히 들어봐! 다 도움이 되거든!”

열심히 떠들고 있는 내 앞에서는 아이들의 지루한 표정이 한가득이다.


방학이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요즘은

"이것도 해야지! 저것도 해야지! 할 때는 딴짓하지 말고! 열심히 해" 자꾸만 떠들게 된다.

요즘은 숨만 셔도 혼나는 것 같다는 큰아이는 엄마의 잔소리폭탄에 귀가 아프단다.


산만한 몽상가 같은 큰아이는 어렸을 적 나를 많이 닮았다.

그 어릴 적 어른들에게 지적당했던 나의 모습이 아이에게서 보일 땐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

내가 싫었던 나의 모습 때문이겠지.


그 어릴 적

열심히 누구보다 치열하게 해 본 적이 없는 공부와 태도를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다니.


나도 내 인생을 나도 그렇게 치열하게 살지 못했으면서...


내가 싫었던 꼰대 어른이 자꾸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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