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제한되어도 웃음은 만들어진다
재미있는 무언가는 백이면 백 당신을
당혹하고 집중하게 했습니다.
당신을 당혹하고 집중하게 했던 무언가는
높은 확률로 재미있었습니다.
김승일, <재미의 발견>
위 글처럼 재밌는 컨텐츠는 우리를 예상하시 못한 상황에 빠뜨려 당혹스럽게 만든다.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이 상황을 만드는 게 가장 큰 도전일 것이다. 나영석 PD(약: 나영석)도 이 원리를 알고 있었다. 그의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역관광'이 이를 증명한다.
유튜브에서 '나영석 역관광'을 검색하면 나영석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해 당황하는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로 멤버들이 나영석의 어처구니없는 제안에 역공을 할 때 만들어지는 순간들이다. 그 중 하나는 1시간이 넘어간다. 이 역관광 명장면들은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을까?
나영석 PD의 프로그램 속에는 항상 명확한 목표가 존재한다. 1박 2일의 목표는 우리나라의 여러 여행지를 소개하며 거기서 마련된 게임을 하는 것이다. 신서유기의 목표는 해외에서 7개의 용볼을 찾는 것이다. 이 클리셰는 프로그램에 일관성을 부여한다. 그만큼 재미 없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클리셰는 역설적으로 프로그램 안에서 다양한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 목표가 명확하고, 그것이 계속 반복되니 그것을 달성할 방법을 무궁무진하게 생각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많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2009년에 방영된 1박 2일 영양편을 예로 들어보자. 이 편은 원래 멤버들의 휴식 여행으로 계획되었던 편이었다. 그러나 멤버들의 도발로 나영석 포함 전 스태프가 멤버들과 야외 취침을 걸고 대결을 벌인 것이다. 거기다 비를 피하려 가건물까지 만드는 모습까지. 그렇게 쌓인 수많은 변수가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이 오랜 시간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프로그램 안에서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되, 목표를 이루는 방법을 다양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예상하지 못한 웃음을 유도하는 것이다. 나영석의 역관광은 이걸 보여주는 예시 중 하나다.
- 김승일. 재미의 발견. 행복우물, 2021.
- "[#신서유기7] (1시간) 나PD 퇴근, 달나라 언급 금지❌ 또 입조심 못하고 tvN 기둥뿌리 뽑는 나영석PD 말실수 모음ㅋㅋㅋ | #지금꼭볼동영상." YouTube, n.d., https://www.youtube.com/watch?v=q2KGrcFKY2I. 2024년 8월 15일 접속.
- "[1박2일 시즌1 레전드 #5] 전스탭 야외취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 다시는 볼 수 없을 그 처절하고 웃픈 현장으로 고고고~ I KBS 090927 방송." YouTube, n.d., https://www.youtube.com/watch?v=ywU-E2n2loE. 2024년 8월 15일 접속.-
- "젤다는 재미있고 유비식 오픈월드는 재미없는 이유." YouTube, n.d., https://www.youtube.com/watch?v=goU6YfKWEIc&t=1s. 2024년 8월 15일 접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