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삶
오늘 첫눈이 내린다는 예보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다.
저녁 먹고 뒷정리를 하다 말고 아이들과 남편이랑 서둘러 다 같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함박눈이 쌓인 밤은 고요하고 차분하고 따뜻하다. 단지 안에 예쁘게 꾸며놓은 크리스마스 반짝이 장식들과 쌓인 눈이 반사판이 되어 평소의 밤보다 환하고 운치가 넘친다.
아이들이 눈밭에서 신나게 뒹굴고 흥분하며 노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부모의 역할을 다한 것 마냥 흐뭇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아파트 경비로 일하시는 아빠가 눈 치우시느라 많이 고생하실 텐데.. 새벽 출퇴근 길 운전하기 힘들진 않으실까.. 한껏 쌓인 눈을 보면 마음 한편이 늘 좋지가 않다.
벌써부터 여기저기 눈길 사고소식도 많고.
낭만적이고 신나는 함박눈의 이면에는 언제나 현실이 턱 버티고 있다.
인생사가 거의 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올 겨울은 눈이 조금만 왔으면 좋겠다. 안 오면 더 좋고.
이제 sns와 카톡 프로필 사진에 온통 눈과 관련된 사진들이 도배되겠지.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편승하면 좋으련만 나는 왜인지 그런 게 잘 안된다.
사진을 연신 찍어놓고도 막상 어딘가에 게시할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사진을 잘 못 찍기 때문인가?
게시할 용기가 없는 게 아니라 게시할만한 사진이 없는 거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