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좌표, 영

by 반동희

우리는 모두 죽는다. 살아간다는 희망 뒤엔 죽어간다는 이면이 숨어있다. 하루 더 살았다는 것은 죽음에 하루 더 다가갔다는 뜻이다. 육체와 정신 모두 그렇게 하루를 살아가며 하루를 죽어간다.


대부분 이런 반대급부를 잊고 산다. 삶의 유한성이 살아가는 것에서 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수직선 좌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더하듯 삶을 인식한다. 하지만 삶은 빼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 수 있는 인생 전체 값에서 하루를 빼나 갈 때 삶은 더하기가 아닌 뺄셈이 된다. 이때의 삶은 살아가는 것보다 죽어간다는 진실에 가까워진다.


아주 어쩌면 우리는 이 뺄셈을 무의식에 간직하고 외면하고 있어 그렇게나 더 가지려 하는지도 모른다. 탐욕은 끝날 줄 모르는 덧셈적 삶에서 필수로 기능한다. 그런데 오히려 죽음을 앞둔 이들의 태도엔 더함이 없다. 그들은 살아온 시간을 정리하며 하나씩 삶의 군살을 빼간다. 오른쪽까지 한껏 온 수직선 좌표를 왼쪽으로 옮기며 비로소 균형을 맞춘다.


삶과 죽음이 매한가지라는 말은 여기서 설명된다. 내려놓고 빼고 줄여나가는 삶은 그래서 경건하다. 한없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삶의 수직선 균형을 맞춰나가면서 삶은 곧 죽음이 되고 죽음도 곧 삶이 된다.


결국 인생 시작과 끝의 수직선 좌표는 전부 숫자 0이다. 덧셈이 판치는 세상사에서 뺄셈의 삶은 그렇게 더 영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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