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 영상 보겠다고 잠 자러 가지 못하는 이 상황이 서럽다.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을 자로라는 네티즌 한 명이 추적한 것에서 연민을 느낀다. 심지어 그는 보복이 두려워 신원조차 밝힐 수 없는 처지다. 그런 그의 영상 업로드만 온종일 기다리는 우리가 어딘지 안쓰럽다.
며칠 전 읽은 어느 글은 이런 상황을 두고 '인터넷 발달에 따른 직접 민주주의의 부활'이라고 정의했다. 맞는 말이지만 사실 이는 국가 시스템 균열을 증빙하는 단면의 동의어이기도 하다. 버젓이 세금이 있는데 왜 네티즌이 전 국민의 정의를 위해 뛰어야 하는가. 국가를 위한 봉사도 일종의 기여와 세금으로 볼 수 있다면 이는 분명 이중과세다.
그런데도 우리의 광장은 어떠한가. 여전히 몇몇은 세월호를 비롯한 모든 걸 정치적으로 치환해 종북 프레임 안으로 가둬버린다.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느냐 안 하느냐의 본질적인 문제인데 이를 단숨에 정치 이슈로 묶어 주리를 튼다. 그들 사이에서 태극기는 아무렇게나 휘날리고 있다. 그 집단 중 몇몇은 촛불과 네티즌의 활약을 '중우정치'의 부활이라며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 격하해 버린다. 물론 태극기 역시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산업화 시대를 거친 분들이 그러는 건 일정 부분 이해도 된다. 대통령이 바뀌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시대에 살았으며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탄압이 있었다는 걸 수없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다음 세대를 포함해 나랑 비슷한 생각을 공유했던 분이 그 안에서 영차영차 하고 돌아다니는 걸 접하면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다. 모든 관점을 중시한다고 전제하더라도 이건 정치적 문제가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어떤 단어를 띄워야 할지 암담한 게 꼭 내게 싸인 코싸인 탄젠트 가르쳐주던 수학 선생님 심정도 이랬겠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