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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정혁 Feb 07. 2017

한국에서 WBC는 왜 중요한가

프로야구 개막 이전의 또 다른 '개막'

2017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에 추신수, 김현수 빠졌다. 커쇼, 하퍼, 젠슨 등 유명 메이저리거들도 대부분 불참한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도 부상을 이유로 쉰다. 한국 야구대표팀만 도박 징계받은 오승환까지 출전시키며 비장하다.


왜 한국만 다를까? 'WBC 체험'이 있기 때문이다. WBC 흥행이 국내 프로야구의 지속가능한 동력이라는 기억이 깔려있다.


2000년대 초중반을 보자. 그때 야구 인기 지금 같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6 WBC 4강과 2009 WBC 준우승으로 국내 프로야구 흥행이 반등했다. 중간엔 2008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도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구호가 야구에서도 먹힌 셈이다.


그런데 야구의 속살을 아는 사람들은 늘 불안한 마음이 한구석에 있다. 승부조작과 음주운전 등의 사건이 터지는 가운데 몸값 거품이라는 비판이 일수록 더욱 그렇다. 야구가 언제든 과거처럼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늘 한쪽에 안고 있다. 그래서 더 어떻게든 WBC는 최상으로 치러내야 하는 대회가 된 거다. 여기에 한국 스포츠 특유의 내셔널리즘과 성적 지상주의가 곁가지로 엮여 있다. WBC는 국제대회가 아닌 또 다른 한국 프로야구의 개막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특유의 패권주의로 판을 깔았더니 그 안에서 가장 아옹다옹하는 건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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