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에 안 맞아요" 외쳤던 인턴의 추억

by 반동희

2010년 메시가 메이필드호텔에 왔을 때다. 일간지에서 졸업반 신분으로 인턴 하다가 운이 좋아 찍은 사진이다. 사회부 경제부 문화부를 돌다가 마침 체육부 배치 시점이었는데 시기가 맞았다.


당시 몇몇 선배들은 메시 보고 이런 거 하루 이틀 좋고 나중엔 아무것도 아니니 그만 나오라고 했다. 모 부장은 내일 아침에 안 와도 아무 소리 없이 그만둔 것으로 알 테니 생고생하지 말고 다른 취업 준비나 하라고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얼떨결에 인턴이 됐던 나는 체력 하나 믿고 그냥 나가서 땡볕을 누볐다. 이미 방학이 한참 지나서 다른 알바로 용돈 벌기 글렀다는 판단도 했다.


며칠 전 새벽 메시의 바르셀로나가 유벤투스에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고 그때 생각이 났다. 그날의 메시와 그날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분명 나는 인턴 마지막 날 술자리 건배사에서 "저는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으니 다른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현실은 정반대로 흘렀다. 어느 시점에서의 단순한 선택은 우연 그 이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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