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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정혁 Nov 11. 2017

콜롬비아전 심리 변화?

축구대표팀 지난 10일 콜롬비아전 2-1 승리

어제 콜롬비아전은 심리 상태가 달라진 결과다. 대표팀의 포메이션이나 달라진 투 스트라이커 활용은 부수적이.


근호라는 선수는 원래 혼자 뛰든 둘이 뛰든 좌우 가리지 않고 넓게 움직여왔다. 손흥민도 슈팅 타이밍이나 움직임을 놓고 보면 못 했던 것을 장착한 게 아니라 원래 그 정도의 감각과 배짱을 인정받아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선수다. 고요한이 하메스를 막아서고 김진수가 중거리 슛 뻥뻥 차며 공격적으로 뛴 것 역시 안 하던 걸 갑자기 한 게 아니라 원래 그런 유형의 플레이를 하던 선수들이다.


도대체 내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전과 같은 선수들이 같은 팀에서 뛰었는데 무엇이 응집력을 만들고 개개인의 능력을 오롯이 끌어냈을까. 실제로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표팀 소집 때부터 선수들 눈빛이 달라졌다고 했다. 내부에서 뭔가 변화를 주면서 확신을 얻기 전엔 쉽게 외부로 하기 힘든 말이다. 이 지점이 지금 가장 궁금한 점인데 언론에 공개될 가능성도 적을뿐더러 그게 어떤 것이라고 딱 꼬집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축구뿐만 아니라 단체 스포츠는 라커룸에서 특정인의 한 행동이나 훈련 후 지나가면서 누군가 다른 이에게 던진 말 한마디 등 예상치 못한 것들이 구성원의 심리 변화를 가져온다. 과학적이면서도 비과학적이며 이성적이면서도 지극히 감성적인 대목이다. 이건 심리학 문외한인 내 견해가 아니라 여러 문헌이 주장하고 있는 견해다.


이는 평범한 직장인이나 단체 생활을 하는 사람의 삶에 대입해도 마찬가지다. 해당 조직의 결정권자나 구성원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에 분위기 자체가 180도 달라지는 경우는 흔하다. 나는 콜롬비아전에 앞서 대표팀에 이러한 것들이 작용했을 거라고 강하게 추론한다.


다만 뱀 꼬리 같이 한마디 보태자면 고작 한 경기였다는 점을 들어 들끓지는 말자고 하고 싶다. 평가전이었고 홈이었다. 날씨도 우리보다 상대에게 더 추웠다. 경기장도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서울이 아닌 수원이었다. 상대도 유럽이 아닌 남미였다.


대표팀이 이제껏 어려움을 겪었던 요소는 원정경기에 남미보다는 유럽이나 심지어 중동과 경기였다. 게다가 밖으론 축구협회 '회전문 인사' 같은 구조 개혁 등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언제든 비판의 화살은 또 여기저기 날아들 것이고 그게 축구대표팀이라는 킬러 콘텐츠로 소비되는 이들과 관계자의 숙명이란 근거가 올라설 것이다.


그래도 일부에서 무관중까지 운운했는데 어제 수원에만 2만 9750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TV 시청률이나 인터넷 실시간 중계 재생 수 등 수요 측정 채널은 더 많다. 그만큼 축구대표팀이 아예 외면받을 일은 없다는 걸 재차 확인한 셈이다. 러시아 월드컵 티켓을 따낸 건 아무리 봐도 대표팀과 관계자들에겐 신의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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