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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정혁 Feb 06. 2018

평창에서의 프레임 전쟁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은 그의 몫이었다. 대회 개막 전까지의 정부 대응도 박 전 대통령 의중으로 묶였을 거다. 그때의 몇몇 언론이 취할 올림픽 보도 프레임은 지금과 같을까.


수년 전 탈북한 아이스하키 선수를 찾아가 단일팀이 남북 평화에 아무 이득도 없을 것이란 워딩을 딴다. 실제로는 이 말 한마디가 듣고 싶어 인터뷰하는 것이란 걸 이 바닥 선수들은 직감으로 눈치챈다. 자신의 주장을 인용 처리하기 위해 그에 앞서 여러 질문을 던지고 순서를 꿰는 건 기초 스킬이다. 그와 동시에 다른 곳에선 자원 봉사자의 근무 여건과 북한 선수단 취재 제한 불만이 차례대로 나온다.


문제 제기야 얼마든 할 수 있지만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이 자꾸 떠오른다. 그때도 북한이 참여했고 자원 봉사자들은 지금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다. 북한 선수단 취재하기도 당연히 힘들었다. 그사이 정권을 잡은 이들은 어떠했나.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지도부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비용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출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생긴 5·24 조치 시행마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걸 오바마와 트럼프의 대북관 차이로 갈라친다면 그거야말로 목소리 높이는 이들이 얘기하는 정치를 위한 스포츠의 도구화다. 그때나 지금이나 환경은 비슷한데 이를 전달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묘한 이질감이 느껴져 새삼 정권 교체란 게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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