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관행 타파
K리그가 올 시즌 BJ감스트와 손잡았다. 관행적으로 연예인이 맡던 홍보대사 자리에 인터넷 방송인을 임명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완벽한 성공으로 보인다. 모두가 우려하는 돌발 변수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시즌 막판까지 감스트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 '관제탑'은 이미 방구석에서 운동장으로 나와 쿵쾅거리고 있다.
축구는 야구처럼 매일 하는 경기가 아니라서 그게 오히려 콘텐츠 기획 시간 면은 유리하다. 문제는 감스트라는 타이틀 이후의 지속성이고 개점 효과 다음의 연속성이다. 다만 그간의 K리그 홍보대사 종적을 돌아보면 지금 벌써 10점 만점에 10점이라서 이러한 고민 자체가 빠를 수는 있다.
판이 바뀐 지 오래다. 특정 리그의 경쟁 상대는 다른 리그가 아니다. 온갖 즐길 거리의 홍수 속에서 경쟁 대상조차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버겁다. 게다가 요즘 '페이스북 세대'가 네이버에 검색할 때 '인스타그램' 세대들은 유튜브에 접속한다. 스포츠의 특성과 '미래 마케팅'이라는 측면을 고려해 감스트를 끌어들인 것이 어쩌면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정이다.
무엇이든 결과만 놓고 보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의외로 국내 프로 스포츠 리그 중 K리그가 먼저 그 포문을 열어 놀랍다. 심지어 순항 중이다.
내 기억으론 아마도 프로배구가 마케팅팀의 획기적인 콘텐츠 기획을 발판으로 프로농구를 제쳤을 거다. 이렇게 보면 공고한 것 같으면서도 한순간에 '붐업' 할 수 있는 게 또 이쪽 스포츠 분야인 듯하다.
사실 스포츠라는 표현보다는 '엔터테인먼트'에 가까운데 판 자체가 달라졌으니 리그의 존속을 위해선 아무렴 상관없다. 즐거움 추구라는 본질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