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을 두고 말이 많다. 왜 그런 지부터 어떤 맥락에서 비롯한 것인지 조금은 안다. 그와 별개로 주요 포털은 각자의 편향성으로 양분됐다. 페이스북은 누가 더 현란하게 확증편향을 잘하는지 경연하는 곳으로 변했다. 화장 떡칠한 것 같은 그런 글을 우연히 접하면 편두통 앓기 일보 직전이 된다.
관심이 좀 생겨서 이런 걸 찾아봤다. 내 생각은 ‘괜히 어려운 단어로 드리블하며 그마저도 본질은 동어반복인 이들이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라는 것이다. 물론 각자의 해석이 가능하다.
<인터넷 대화의 시민성 활성화 효과 中 결과 요약 및 논의, 한국언론학보, 2019년 63권 2호>
첫째, 매체 이용은 인터넷 읽기와 면대면 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진보적 뉴스를 많이 이용할수록 인터넷 읽기와 면대면 대화가 증가했고, 동시에 진보, 중도, 보수 등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게 뉴스를 이용할수록 인터넷 읽기와 면대면 대화가 증가했음을 발견했다. 그러나 인터넷 쓰기에서는 같은 종류의 효과를 발견할 수 없었다.
둘째, 언론매체에 대한 평가와 대화 간에는 일부 부정적 관련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특히 응답자가 선택해서 읽은 뉴스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일수록 인터넷 공동체, 교류매체, 전언매체 등에서 동료 시민의 글을 읽는 빈도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터넷 매체 중에 포털 사이트, 공동체 사이트, 팟캐스트를 이용하는 시간이 증가할수록 자신이 선택한 뉴스에 대한 공정성 평가가 부정적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셋째, 인터넷 읽기와 면대면 대화는 학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인터넷 글쓰기는 반대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쓰기는 사회집단 참여와 더불어 2017년 대통령선거 당시 정치적 참여활동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쳤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인터넷 읽기와 지식 수준은 정치적 참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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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가 발견한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인터넷 대화 중 읽기와 쓰기의 역할의 차이에 대한 것이다. 인터넷 쓰기는 학습과 참여에 미치는 영향에서 인터넷 읽기와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인터넷 읽기가 학습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정치적 참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반면, 인터넷 쓰기는 학습에 부정적 효과를 미치고 사회집단과 정치적 참여에 긍정적 영향을 보였다. 과거 인터넷 읽기와 쓰기가 지식에 미친 영향을 검토한 선행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예를 들어, 김은미와 이준웅(2006)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인터넷 토론장 참여자들을 조사한 결과, 정치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읽기를 활발하게 하는 것을 관찰했다. 반면, 지식과 인터넷 쓰기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은경 등(2009)도 대통령 선거 유권자들을 조사해 댓글을 많이 읽는 경우에 정치 지식이 향상되는 것을 검증했다. 여기에서도 댓글 쓰기는 지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인터넷 읽기는 그 자체로 새로운 정보를 접하는 행위이다. 이에 비해 인터넷 쓰기는 본래 가진 정보를 재구성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인터넷 읽기에서는 쓰기에 비해 다른 사람이 가진 정보를 새롭게 습득할 수 있다. 본래 대화는 뉴스 매체만큼 새로운 정보 제공의 원천으로 기능하지 않지만, 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이 뉴스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obinson & Levy, 1986). 게다가 대화 중에 다른 의견이 나타나면 참여자의 인지적 활동이 자극되며, 반대편 정보와 의견을 새롭게 학습하는 계기로 발전한다(Levine & Russo, 1995;Gamson, 1992). 인터넷 읽기는 쓰기에 비해 다른 의견을 다양하게 접촉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100 한국언론학보 63권 2호 (2019년 4월) 정보를 습득하게 한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 읽기는 학습에 긍정적 효과를 유발하리라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인터넷 쓰기는 물리적으로 다른 의견 접촉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강화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핑그리(Pingree, 2007)는 쓰기를 전과 후의 2단계로 나눠 심리적 변화 과정을 논의했다. 쓰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구성할지 판단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정보와 의견을 정합성 있게 정리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성찰 또는 개인 내 커뮤니케이션(intrapersonalcommunication)으로 인해 글쓴이는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하며 관련 근거를 뚜렷하게 구성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또한 쓰기 후에는 자신의 글이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거나 제약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공개된 자신의 글 내용과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행동이 그것이다. 이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피하고픈 일반적 성향으로 설명할 수 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또는 자신의 글을 읽은 주위 사람들의 사회적 압력을 받으며 글에 대한 책임을 느끼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는 설명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