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소설) ‘코로나의 것이고 코로나의 것이다’

by 반동희

코스피는 폭락하고, 외국인은 도망가고, 유가는 추락하고, 환율은 치솟고, 그런데도 금값은 빌빌대고, 이럴 때 현금을 사야 하는데 현금이 있어야 현금을 사는 거니까 이번 생은 글렀고, 현금 없는데 삼시 세끼 배는 고프고, 배고프니 밥은 먹어야 하고, 먹기 위해 삼성페이 쓱 지르고, 그렇게 먹고 나면 똥 마렵고, 화장실 물 내리면 배는 다시 고프고, 이러다가 ‘확진자’는 피해도 ‘확찐자’ 될 것 같고, 그렇게 아침 똥 생각하다 보면 오늘도 해는 동쪽에서 뜨고, 마침 강풍은 겁나 불고, 거리에 사람은 더 줄었고, 그러거나 말거나 빵돌이는 잠만 잘 자고, 개 팔자가 상팔자고, 전생에 나는 얘한테 무슨 죄를 지어 이렇게 먹여 살리나 싶고, 진짜 금수저는 사실 집에 사는 ‘금수’가 아닐까 싶고, 폼페이 최후의 날도 이랬을까 싶고, 그렇다면 다시 태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사람으로는 싫고, 어쩔 수 없이 사람이어야 한다면 돈 많은 무명인이고 싶고, 그래서 막 인스타에 스웩 가득한 돈 자랑 사진 올리면서 얼굴은 가리는 신비주의 되고 싶고, 그러다가 누가 딴지 걸면 “네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어. 이 새끼야. 한 글자도 안 맞아. 이 개새끼야”라고 하고 싶고, 그러다 보면 누가 막 나를 고소할 것이고, 고소하면 돈으로 또 틀어막고 싶고, 그러다 보면 “저쪽에서 어라? 진짜 돈 많네. 죄송합니다. 친하게 지내요” 할 것이고, 그럼 나는 다시 “네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어. 이 새끼야. 한 글자도 안 맞아. 이 개새끼야” 하고 싶고, 그러다 보면 이런 말을 대신해 주는 인공지능 로봇도 나올 것이고, 그렇게 다시 늙고 다시 태어나고 하다 보면 언젠간 사람으로 안 태어날 것이고, 그런 반복 중에 어떨 때는 막 박쥐로도 태어날 것이고, 그러면 또 이상하게 잡아 먹혀서 코로나19가 창궐할 것이고, 그럼 다시 폼페이 최후의 날처럼 온 지구를 들썩일 것이고, 그때 비로소 나는 유명해질 것이다.

이전 06화(초단편소설) 상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