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중비대위의 서울퀴어퍼레이드 참여 취소, 그 이후

[학내] 편집위원 상민

오늘 오후 5시부터 열린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이용재, 중비대위) 임시회의에서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에 관한 건’이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찬성 0, 반대 6, 기권 1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인권연대국은 16일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총학생회 깃발을 들고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서울퀴어퍼레이드를 이틀 앞둔 7월 14일 《고대신문》에서 낸 속보이다. 7월 중순 벌어진 이 사건은 이 글의 퇴고를 하고 있는 9월 중순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다. 우선 임시중앙집행위원회 인권연대국(이하 인연국) 부국장, 그리고 중앙운영위원(이하 중운위원) 중 한 명인 정경대 학생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파악한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6월 26일 (일) 고려대 서울캠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이하 중비대위) 제6차 정기회의 개최. 국서별 7월 사업 보고에서 인연국은 서울퀴어퍼레이드(이하 서울퀴퍼) 참여 예정임을 보고.

7월 10일 (일) 제7차 정기회의 개최. 안민 인권연대국 부국장이 참석해 서울퀴퍼 행사 참여의 선례와 의의 설명. 우려를 표하는 중운위원들 있었으나 반대의견이나 표결에 부치자는 의견은 나오지 않음.

7월 11일 (월) 21:05 인연국, 학내 커뮤니티 및 공지방에 [2022 서울 퀴어퍼레이드 참가 모집] 공지 게시. 즉각적으로 커뮤니티에서 반발 여론 확산. 이후 중운위원들 사이에서 임시회의로 참여 여부를 다시 정해야한다는 의견 나옴.

7월 11일 (월) 22:55 중비대위의 퀴퍼 참여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임시회의 개최 여부 찬반 투표 시작.

7월 12일 (화) 1시경 회의 개최 여부와 일시(14일 17시) 확정.

7월 13일 (수) 오후 중비대위장, 인연국에 임시회의 참석 요청.

7월 14일 (목) 17:00 임시회의 개최. 재적위원 13명 중 개의를 위한 최소 참석 인원인 7명의 중운위원만이 참석.

19시 30분경 표결 진행. 반대 6명, 기권 1명으로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에 관한 건’이 부결됨.

7월 16일 (토) 10시경 인연국, 학내 커뮤니티 및 공지방에 [2022 서울 퀴어퍼레이드 참가 취소 공지] 게시.

서울퀴어퍼레이드 개최. 학내 단체로는 ‘사람과 사람’이 연세대 ‘컴투게더’와 부스 운영, 소수자인권위원회가 4번 트럭 주최로 참여. 이외에도 고대문화 편집위원회, 여학생위원회, 정치경제학연구회 수레바퀴 등이 참여.

7월 18일 (월) 중비대위, 학내 커뮤니티 및 공지방에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의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 취소에 관한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의 입장문] 게시.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입니다.

지난 14일 목요일 17시에 개의한 중앙비상대책위원회 제8차 임시회의 결과,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의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가 취소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학우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세한 결정 사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본론에 앞서 본건 퀴어퍼레이드 참가 취소는 성소수자 및 개인의 성적 지향에 관한 중앙비상대책위원회 의견과 무관하다는 점을 밝히며, 성적 지향을 비롯한 개인의 기본적 자유를 존중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최근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의 퀴어 퍼레이드 참가에 관한 다양한 찬반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학우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중앙비상대책위원회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해당 상황에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의 이름으로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중앙비상대책위원회는 대외적 차원의 연대와 참여에 있어 다양한 학우 분들의 의견을 고려해야 하며, 선출된 총학생회장단이 존재하는 총학생회에 비해 그 선택에 있어 조금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중앙비상대책위원회는 행사 참여에 관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의 이름으로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것은 무리가 된다고 판단하였으며, 찬성 0표, 반대 6표, 기권 1표로 표결됨에 따라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의 퀴어퍼레이드 참여는 취소되었습니다.

2022 서울 퀴어퍼레이드 참가 모집에 응하고 기대해 주셨던 모든 학우 분들과 관계자 분들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의 입장에 대하여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더불어 퀴어퍼레이드 참여와 관련하여 혼란을 빚은 데에 학우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도 학우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앙비상대책위원회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 올림



누구 마음대로 학교 이름으로 참여를 해?

공개된 속기록을 통해 파악한 임시회의에서 주로 다뤄진 논점은 다음 두 가지이다.


1) 학칙에 따르면 중비대위는 총학생회의 상시적 업무만을 담당하는데, 퀴어퍼레이드 참여를 ‘상시적인 업무’라고 볼 수 있을지

2) 선출되지 않은 중앙비상대책위원회가 퀴퍼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정당성이 있는지


두 가지 논점은 겹치는 듯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1)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2)는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고, 1)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2)가 성립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회의 초반 이 두 논점이 만들어진 이후 논의는 이 사이만을 빙글빙글 돌다가 결론이 나지 않은 채 표결이 이뤄지며 끝이 났다. 이 장에서는 두 논점에 대해 명확히 정리해볼 것이다.


우선 1)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면 상시적 업무라는 규정이 매우 모호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6월 13일부로 총학생회장 재보궐선거가 무산되면서 총학생회는 중앙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중비대위는 지속적으로 여러 사업을 해왔는데 각종 공/사기업과의 제휴, 간식행사, 현충일 등 국경일 기념 그리고 농촌학생연대활동(농활) 등이 그것이다. 이들 중 어떤 것이 ‘상시적 업무’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파악이 되는가? 이런 사업들이 비대위 전환 이후에도 지속된 것은 이것들이 상시적 업무라서기보다는 ‘논란’이 되지 않을 만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즉 ‘이것이 상시적 업무가 맞느냐’는 질문은 정말 그것이 궁금해서 제기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실제로 회의에 참석한 황용빈 정경대 부회장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가 비대위/비대면 시기 이전인 2017년도부터 2019년도까지 지속적으로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한 바가 있지만 2020년과 2021년에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진 서울퀴어퍼레이드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상시적 업무라면 왜 지난 2년간은 참여하지 않았느냐는 식으로 꼬투리를 잡았다. 이런 식으로 꼬투리를 잡았을 때 이어 나갈 수 있는 사업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데 농활이나 기타 활동들은 이러한 의문 제기를 받지 않고 이루어져 왔다. 퀴퍼 참여에만 이런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은 ‘비대위가 얼마만큼의 대표성이 있느냐’가 핵심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임시회의 당시 오갔던 논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상징성과 대표성’에 불과했(고대신문, 2022.08.28.)”을 뿐이기에 중비대위의 결정은 성소수자 혐오와는 관련 없다는 식의 진단은 반쪽짜리 진실에 불과하다.


그리고 2)의 경우, 총학생회장단이 없을뿐 중앙운영위원들은 분명 각 단과대학에서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이들이 맞고, 충분히 자신들에게 투표한 학우들의 의사를 대변해 특정 사업을 진행하거나 사안에 연대할 수 있고, 있어야 한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의 상시적 업무는 간식행사, 기업과의 제휴와 같은 것이 아닌 “자유롭고 민주적인 학생자치활동과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한 실천적 활동들을 통하여 역사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총학생회칙 제2조 1항). 그렇다면 대표성을 가진 중운위원들은 중비대위가 총학생회칙에서 말하는 총학생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불참이 아니라 참여를 선언했다가 학내 여론(정확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여론)이 좋지 않으니 그를 번복한 것이라는 점이다. 아예 처음부터 중비대위의 대표성이 부족하니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낸 것이라면 타당하지는 않더라도 그것이 ‘진짜’ 이유라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6월 26일 정기회의에서 보고안건으로 올라왔고, 7월 10일 회의에서 인연국 부국장이 참석해 행사에 대해 설명한 후 별다른 표결 없이 통과시켰던 중운위원들이 갑작스럽게 7월 14일 회의에서는 중비대위의 권한과 대표성을 문제 삼은 것은 정말로 그것이 문제여서라기보다는 퀴퍼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를 뒤늦게 찾아낸 것이라고 보는 편이 훨씬 타당하다.



‘퀴퍼 불참 = 성소수자 혐오’는 아니라는 주장

결국 중비대위의 대표성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고 결국 에타 등지의 반대 여론이 주된 취소 사유였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제는 학내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논리를 살펴볼 때이다.


1) 단순한 혐오

2) 퀴어에 대해 특별한 유감은 없지만 ‘특정 사상’을 드러내는 행사에 ‘고려대의 이름을 걸고’ 참여한다는 것에는 반대

3) 퀴어 인권을 지지하지만 / 본인도 퀴어지만 논란이 많은 행사라서 반대


3. [학내] 퀴퍼 그림 1.jpg
3. [학내] 퀴퍼 그림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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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경우는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았을뿐더러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내는 글에는 ‘그렇게 하면 인권연대국에게 명분을 주는 것’이라는 식의 댓글이 달리며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렇기에 주로 인기 게시물들은 2)와 3)의 논지로 작성된 것들이었는데 우선 2)부터 살펴보겠다. 퀴어퍼레이드가 “한 사상이나 성향을 드러내는 축제나 집회”라고 한다면 그것은 다시 말해 퀴어퍼레이드 참여가 ‘정치적’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퀴어 인권을 지지하는 것은 ‘정치적’인 것이 맞다. 그리고 총학생회/중비대위는 고려대학교 학생사회의 대의기구라는 점 자체만으로도 정치적인 조직이고,[1] 학생회의 선택은 매 순간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2] 따라서 총학생회/중비대위에게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특히 이번 사안과 같이 사회적 소수자와 연대하는 문제에 있어 그들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는 것은 그들을 차별하는 현실을 묵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어떤 의제를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을 말하는 행사에 연대하지 않는 것은 그 자긍심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


3)은 기본적으로 언론이 부풀린 ‘논란’들 ―성인용품, 성기 모양 쿠키 판매, 노출 등― 로 인한 것일 테다. 하지만 물총축제나 워터밤 등에서 이뤄지는 노출의 양과 빈도는 그쪽이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해 보이지는 않는다. 시스젠더 헤테로 ―정확히는 자신의 퀴어성을 드러내지 않는 이들의― 노출은 규제나 ‘논란’의 대상이 아니지만, 성소수자임을 드러내는 노출은 사회적 심판대에 오르는 것이다. 이는 퀴어의 섹슈얼리티만이 문제 삼아지는 현실을 보여주며, 이 문제에서 핵심은 노출이 아니라 퀴어에 대한 차별적 시선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처음 서울퀴퍼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5년 판매되었던 ‘보지쿠키’와 ‘보지풀빵’은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퀴퍼의 ‘음란함’을 말할 때 들어지는 예시이다. 당시 이 기획이 가지고 있던 함의 ―남성성기에 비해 터부시되고 말해지지 않는 여성성기를 드러내고 신체의 자연스러운 일부이자 사람마다 다른,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부위라는 것을 표현하는 작업― 는 모두 삭제된 채 그 이미지만이 부유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나 지금이나 선정적인 보도가 방대하고 지속적으로 나옴에 따라 조직위에서도 성기 모양을 한 제품 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고 근 몇 년간 관련한 논란도 없었다. 앞선 화보에서 설명했듯이 올해도 서울퀴퍼의 서울광장 사용 신청 수리 여부는 열린광장운영위의 안건으로 올라갔었는데, 당시 사용된 안건지에도 이 사안에 대한 말이 나왔으나 지난해 퀴퍼에서 전혀 관련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3] 그럼에도 운영위는 과도한 노출 금지라는 기괴한 단서 조항을 붙였고, 그 결과 본 임시회의에서도 ‘여전히 논란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통용되게 되었다.


이런 질 낮고 게으른 혐오에 대해 학생대표자들이 해야 할 일은 앞선 두 문단에서 내가 한 이야기를 입장문을 통해서 설명하는 것, 혹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지 그냥 헐레벌떡 임시회의를 열어서 참여를 취소해버리는 것이 아니다. 앞선 타임라인을 보면 알 수 있듯 보고안건으로 올라온 인연국의 퀴퍼 참여를 의결안건으로 올리자는 말이 없던 중운위원들의 입장이 갑자기 바뀐 것은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이후이다. 기존에도 머뜩찮았던 중운위원들에게 좋은 근거가 생긴 것일 수도 있겠지만, 커뮤니티 여론이 압박으로 다가온 것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인연국에 따르면 총학생회에 유선상으로나 SNS를 통해 공식적으로 항의가 들어온 것은 딱 한 건이었으며, 인연국에서 퀴퍼에 함께 같이 가자고 업로드했던 신청 폼에는 여러 혐오표현과 욕설 답변이 들어왔었으나 답변 입력을 위해서 구글 로그인을 필수로 설정하자마자 귀신같이 다 사라졌다고 한다. 중운위원들과 총비대위에 어떤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 반대 의사 표명이 이뤄지지도 않았는데도 중운위원들은 제풀에 꼬리를 내린 것이다.


학생사회랄 것이 모두 와해되고 다수 학우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이 온라인 커뮤니티밖에 없어진 현 상황에서 중비대위가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나리라는 것쯤은 충분히 예상가능했다. 그렇다면 중운위원들은 무엇을 해야 했을까. 6월 26일 보고안건에 인권연대국의 퀴퍼 참가가 올라왔을 때 빨리 표결안건으로 변경하고 부결시켜야 했을까? 당연히 그런 얘기나 하자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앞서 살펴본 예상가능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의견들을 미리 생각해서 검토·반박을 준비하고, 커뮤니티 외의 학내 여론 수렴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들

퀴어퍼레이드 불참 공지가 나가고 중비대위의 입장문이 게시된 지 한 달가량 지난 지난 8월 22일 인권연대국은 중비대위의 퀴퍼 참가 취소를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퀴어퍼레이드 개최일 이후로 지속해서 중비대위에 추가 입장문을 요구했지만 그것이 거절당하자 인권연대국이 취소 경위를 추가로 설명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그 일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비상대책위원회 위원분들은 학생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선출직이자 의결기구의 구성원으로서, 퀴어퍼레이드 불참 결정과 그 이후 대처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해 보셨으면 합니다. 퀴어퍼레이드 참여와 연관된 일련의 안건에서 중비대위가 보여준 언행은 인권적으로 바르지 못했습니다. 오늘날의 기록이 훗날 어떤 선례로 기억될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중앙비상대책위원회가 진정으로 소수자들의 인권을 지지한다면, 이와 같은 반인권적인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약속하기를 바랍니다.


중앙집행위원회의 한 국서가 이렇게 별도의 입장문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었지만, 중운위는 회의 끝에 이러한 요청에 응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9월 19일). 또한 《고대신문》이 해당 입장문을 비판하는 사설을 실으며(8월 28일) 논란에 기름을 부었고, 중비대위는 인연국의 요구에 응답하라는 취지의 대자보가 8월 말부터 정대후문에 부착되기 시작했다. ‘민주적인 고려대 비대위를 요구하는 학생모임’은는 아예 퀴퍼 불참을 결정한 표결이 무효임을 주장하며 중운위 안건으로 상정하기 위한 200명 이상의 연서를 받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4] 한편 퀴퍼 이후로 중운위와 각을 세우고 있던 인권연대국이 인권주간 강연자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를 초청하며 또 ‘논란’이 일자 강연자 섭외 과정에 있어 소통 부족과 5.18 기행 당시 회비 남용을 이유로 인권연대국장단에 대한 해임 안건이 중비대위장 발의로 올라오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점입가경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글을 퇴고하는 중에도 계속해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어 제대로된 정리와 의미화는 이어지는 겨울호에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중비대위가 커뮤니티 여론에 급하게 퀴어퍼레이드 참여를 취소한 것이 문제적이라는 이야기 이상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반대 여론이 많은 상황에서도 학생회가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으며, 그 여론을 어떻게 파악하고 또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으면 했지만 현재 공론장에서 나오고 있는 이야기들은 — 심지어 중비대위를 비판하는 것들조차 — 점점 그런 내용에서는 멀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 모든 ‘소동’이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이 그냥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도록 본지도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이어질 후속 기사를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



편집위원 상민 / poursoi0911@gmail.com


[1] 상민 (2022.07.). 50.

[2] 상민 (2021.12.). 104. “간식 행사에서 어느 정도의 비율로 비건식을 준비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인가 그렇지 않은가. 기업과 할인제휴를 맺을 때 어느 기업을 선택하는가는 정치적인가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 학생회의 선택은 매 순간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만약 그것이 정치적인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이미 자연화된 (신)자유주의적·능력주의적 관점에서 내려진 결정일 것이기 때문이다.”

[3] 2022년 제4회 서울특별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회의록 (2022.06.15.). 13-15.

[4] 이후 9월 26일 임시회의가 소집되었으나 회칙 해석을 두고 의견이 계속 갈려 실제 퀴어퍼레이드 불참의 정당성 같은 것은 논의되지 못했다. 이어질 회의에서 관련 내용이 다뤄질 경우 겨울호 보도에서 다룰 예정이다.



참고문헌

논문 및 저널

상민 (2021.12.). 열 번 찍어도 뿌리는 뽑히지 않는다 - 고려대 여학생위원회 인터뷰에 덧붙여. 고대문화 겨울 146호, 94-105.

상민 (2022.07.). “세월호를 추모하는 것은 ‘정치적’인가?”. 고대문화 여름 148호, 35-54.


기사 및 온라인 자료

고대신문 (2022.08.28.). [사설] 인권연대국은 입장을 재고해달라. 고대신문. Retrieved from http://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34008

오경민 (2021.09.22.). ‘여성 성기 모양 쿠키’가 ‘음란한 물건’?…“퀴어문화축제 트집 잡는 차별적 행정”. 경향신문. Retrieved from https://m.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09221027001#c2b


2022년 제4회 서울특별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회의록 (2022.06.15.). Retrieved from https://plaza.seoul.go.kr/open_activity#view/366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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