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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의 안전함과 잼얘적 가능성

[특집 '청년'] 편집위원 유진

얘들아 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고대문화 수준 ㄹㅇ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꽁꽁 얼어붙은 고대문화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아무리 고대문화고 교지라지만 사무적인 태도 섭섭하네요. 너 G(고대문화)야? 나 우울해서 고대문화 샀어. 네가 ‘자기야 미안해’ 했잖아? 그럼 고대문화 이런 거 안 썼어. (고대문화) 즐거우세요? 아 즐거우시냐고요ㅎ. 난 대학 시절 고대문화를 전공했단 사실. 그럼 제가 고대문화 맘에 (탕 탕 후루 후루). 갓 나온 고대문화를 읽을 수 있다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2024년 7월 기준)


여기서 잠깐 멈추고, 직전 문단에서 뜻과 용례를 아는 문장이 몇 개인지 세어 보자. 3개 이하라면 올바른 언어생활을 향유하는 청정 자연인이라 할 수 있고, 8개 이상이라면 가히 ‘밈잘알’이라 부르기 충분하다. 참고로 필자는 당연하게도 이 모든 밈을 마스터한 헤비 인터넷 유저로, 일상생활 구석구석 밈을 막힘없이 사용하는 ‘밈 원어민’이다.


문득 생각해 보면 의아해지고는 한다. 밈이란 무엇이며, 대체 어떻게 내 뇌를 이다지도 잠식했는지를. 마치 함수처럼 일정한 입력값이 주어지마자 단 일 초도 망설이지 않고서 최신 유행 밈을 내뱉는 내 모습은 기생충에 감염된 숙주의 그것 같기도 하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울음 대신 밈을 터뜨렸을 리도 만무한데, 과연 밈은 언제부터 나를 지배했는가?


[그림1] 2024년 입실렌티를 기념해 참살이길에 붙은 현수막으로, 독특한 감성을 향유하는 인플루언서 ‘김선’의 영상 댓글창에서 유래한 “김선 감성 모르면 나가라” 밈을 활용하고 있다. ©은희

현수막에 “연대 감성 모르면 나가라. 모르겠다 난 나간다.”가 기재되어 있다. 그림 설명 끝.


주위를 둘러보아도 사정이 나아 보이지 않는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을 입증하는 듯 주변에는 온통 밈 중독자뿐이다. 친구들과의 단체 채팅방에서는 종종 밈만으로 이루어진 긴 대화가 오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으며 심지어는 그것을 즐기기까지 한다. 내 주위 조그마한 표본집단을 벗어나 거대한 모집단을 보아도 마찬가지. 또래들이 즐겨 사용하는 대학생 커뮤니티나 유튜브를 보아도 밈, 밈, 밈뿐이다. 사실 이 세상을 은밀히 지배하는 건 프리메이슨[1]이나 렙틸리언[2]도 아닌, 밈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청년의 언어로서의 밈


밈{meme}이란 본디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에서 제안한 개념으로,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을 합친 단어다. 밈은 모방을 통해 전승되는 모든 문화적인 정보이자 전달 단위이며, 유전자처럼 지속적으로 자신을 복제하고 모방하며 살아남는다. 


그러나 리처드 도킨스의 밈 개념은 문화적 모방행위를 폭넓게 총칭하기 때문에, 현재 청년들 사이에서 흔히 통용되는 밈을 논하기 위해서는 더욱 세밀한 정의가 필요하다. 이때의 밈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고 복제된다는 점에서 ‘인터넷 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리모르 시프만은 『디지털 문화의 전파자 밈』(Memes in digital culture)에서 인터넷 밈을 도킨스의 밈 개념과 구분하며, “1. 콘텐츠, 형식, 그리고/또는 입장을 공유하는 디지털 아이템의 집합체로, 2.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며 만들어진 것으로, 3. 널리 유포되고 모방되고 그리고/또는 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사용자가 변형할 수 있는 것”[3]으로 그 특성을 정리한다. ‘김선 감성 모르면 나가라’가 ‘연대 감성 모르면 나가라’로 변용되고, 종내에는 ‘모르겠다 난 나간다’로 변화구를 던지는 것처럼, 인터넷 밈은 열린 텍스트로서 기꺼이 변형을 받아들인다.


1절, 2절, 3절… 끝없이 변용되는 밈은 영원할 것만 같다. 그럼에도 밈은 최후를 맞아, 어른들의 어설픈 손가락 하트처럼 웃음거리가 되거나, 종내에는 사어가 되어 소멸한다. 밈은 명명되는 순간 활기를 잃는다. ‘요즘 Z세대에서 핫한 밈 모음’ 등으로 포장되어 명명되고, 이내 TV와 같은 트렌드 하류에 도달할 때 밈에게는 사망선고가 내려진다. 〈런닝맨〉 (2023)에서 유재석이 "지석진까지 '어쩔티비'를 쓴다. 밈이 사망했다" 자조했듯이[4], 밈은 기성세대에 편입될 때 생명을 잃는다. 


더불어 밈, 개중에서도 한 차례 범위를 좁힌 ‘인터넷 밈’은 커뮤니티와 SNS에 익숙한 청년층에게 자신들만의 ‘놀이’를 통해 만들어진다. 2020년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5]는 온라인에서 맺은 관계에서 유대감 및 소속감을 여타 세대에 비해 강하게 느낀다. 이때, Z세대이하 청년은 인터넷의 ‘주민’으로서, 인터넷 밈의 소비자이자 제작자가 된다. 이들은 오로지 ‘재미’를 목적으로 그들만의 방식으로 교류하며, 기성세대의 언어를 벗어나 새로운 문화[6]를 창출한다. 따라서 밈은 가히 ‘청년’의 언어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밈은 어떻게 청년의 ‘언어’로 기능하는가? 밈의 언어적 특성은 인터넷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비언어적 표현의 결여라는 인터넷 채팅 환경의 제약 속에서 이모티콘{emoticon}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모티콘은 의미가 불명확하다는 본질적 한계를 지닌 채 태어났다. 예컨대, ‘^^’는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보내는 호의의 표시일 수도, 혹은 가식적인 예의일 수도 있다. 이모지{emoji}는 이모티콘의 불명확함을 보완했지만, 반대로 의미가 제한적이라 사용할 수 있는 맥락이 한정적이다. 이모티콘과 이모지의 장점을 한꺼번에 가진 것이 밈이다.[7] 밈은 자유롭게 변형 가능하면서도 명징한 뜻을 가지고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친구가 지극히 간단하면서 어이없는 질문을 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이때 드는 감정은 어처구니없음, 우스움, 의구심 등일 것이고, 이 모든 감정을 길게 풀어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단순히 ‘자, 이게 클릭이야’[8]라 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밈이 사전에 제공하는 맥락 속에서 미묘한 감정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덤으로 웃음까지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밈은 언어적 표현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표현까지 종합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언어이다.


밈은 때로 원본과는 무관하게 그 껍질만 벗겨져 활용된다. 앤절라 네이글은 “(밈은) 사용자가 어떤 상황이나 감정 상태 등을 풍자적이고 해학적으로 묘사하고자 할 때 노래, 영화, 만화, 게임 등 다양한 대중문화의 텍스트를 원작의 의도나 맥락과 전혀 무관하게 가져다 쓰는 것”[9]이라 정의한다. ‘배놀’[10]이 본 맥락에서 탈각되어 ‘농놀(농구 놀이)’이나 ‘알놀(알바 놀이)’로 변모하는 것처럼, 밈의 껍데기만 취하는 경우를 뜻한다. 즉, 밈의 형식을 빌려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밈은 언어 그 자체이자, 언어를 전달하는 통로의 역할 또한 수행한다.

 

끝없이 모방되고 리믹스되고


걸그룹 ‘IVE’의 멤버인 장원영이 유행시킨 ‘원영적 사고’를 생각해보자. 좋아하는 빵이 다 팔린 상황에서도 갓 나온 빵을 살 수 있다며, 자신이 ‘럭키비키’라 자신하는 긍정적인 모습은 많은 사람들을 감화시켰다. 우리는 언제든, 일상생활 곳곳에서 갖은 이유를 들어 ‘럭키비키잖아~’를 외칠 수 있다. ‘럭키비키’ 밈이 원본의 ‘따뜻한 스콘’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적용되는 것처럼,  리모르 시프만은 밈의 본 상황과 다른 환경에서 텍스트를 재가공하는 행위를 모방이라 정의했다. 유사하게, 기존 이미지에 새로운 이미지나 사운드를 입히는 리믹스가 있다.[11] 비비(BIBI)의 〈밤양갱〉 (2024)으로부터 유래된 ‘밤양갱’ 밈에, 배우 황정민의 목소리를 입힌 ‘황정민 밤양갱’이 그 예시다. 


밈은 모방되고, 리믹스되며 인터넷을 정복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둘러보자. 각기 다른 커뮤니티이지만, 인기글 코너에서 심심치 않게 같은 게시물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 유튜브에서 숏폼 컨텐츠를 보자. 밑으로, 밑으로, 밑으로 내리자 똑같은 구성 똑같은 노래 똑같은 스토리를 가진 영상이 무한히 이어진다. 그리고 그에 딸린 1절 2절 뇌절까지 달려가는 밈 댓글들. 비단 인터넷만이 아니라, 구어 생활부터 광고 포장지나 TV예능, 심지어는 입실렌티 맞이 현수막이 걸린 참살이까지. 


수천 수백만 개의 밈들을 스쳐지나간 뒤에는 묘하게 씁쓸한 감정까지 든다. 내 뇌에 남은 것은 끝없이 반복 학습된 짤막한 밈 구절뿐. 자연스레 의문이 든다. 밈의 끝없는 반복 후에는 과연 무엇이 남는지, 또 이 반복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에 명확히 대답하기는 어렵다. 밈은 본질적으로 형체가 없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창작물에서 오리지널리티가 중요시되는 것에 반해, 밈은 한 번 창발된 이상 원본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된 애니메이션이 조금씩 바뀌어가며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그리듯, 밈에서 중요한 것은 원본보다 ‘어떻게 모방되고 리믹스되는지’이다. 


원영적 사고를 다시 살펴보자. ‘럭키비키잖아~’를 외치는 수많은 사람 중에, 원본이 장원영의 프라이빗 메시지[12]임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밈을 향유하는 데 있어 장원영의 원본 메시지 ‘역시 난 럭키비키’와 내가 내뱉는 ‘럭키비키잖아~’ 사이에는 위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밈이 기존 유명인들의 ‘유행어’와는 다른 지점이다. 


유행어는 일반인에게 널리 유행한다는 점에서 밈과 유사해 보이지만, 원본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코미디언 허경환의 ‘자이-자이- 자식아’를 생각해 보자. 이 유행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허경환의 이름과 얼굴이며 〈개그콘서트〉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얼마든 이 유행어를 따라 할 수 있겠지만, 원본의 맥락에 맞게 상대방을 핀잔주는 상황에서 사용하게 될 것이다. 반면 밈은 창작자가 누구인지 몰라도, 어떤 상황인지 몰라도, 언제든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장원영이 누군지 몰라도 언제든 ‘럭키비키’를 말할 수 있다. ‘럭키비키’가 ‘불행비키’가 되고 ‘볼셰비키’로 변하며 되는 대로 흘러가도 괜찮다. 발이 얽히면 그게 바로 탱고이듯, 아무렇게나 마음대로 써 버리면 그게 바로 밈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유행어 역시 죽어서 명확한 오리지널리티창작자의 이름과 맥락 정도는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밈은 무엇을 남길까? 역동적인 움직임, 그리고 유희라는 잔상이 남는다. 

 

밈=안전한 선택?


캔슬 컬처{cancel culture}는 유명인이나 공인이 논란이 되는 발언이나 행동을 했을 때, 해당 인물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는 현상을 뜻한다. 캔슬 컬처는 유명인으로 범위를 좁히고 있지만, 실상 일반인에게도 발언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적용된다. 게임업계에서 원화가로 일하는 노동자가 과거 SNS 게시글로 논란이 되자 회사에서 부당 해고를 당하는 등의 피해를 겪거나, 사이버불링과 스토킹을 당하는 등[13] 개인의 언행 하나하나를 집요하게 파헤쳐 비난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말의 음소 단위까지 낱낱이 꼬투리잡고 물어뜯어 공통체 밖으로 ‘추방해내야만’ 비난이 끝나는 문화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림2]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채점 조교가 ‘기출변형’ 밈을 활용한 예시다. ©에브리타임

출처: https://www.dmitory.com/issue/134922179

글쓴이가 시험지의 글씨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0점 처리되었다고 토로하자, 학우가 글쓴이를 만류하며 조교의 편을 들고 있다. 그러자 글쓴이는 사실 본인이 조교였음을 토로하며 안심을 표하고 있다. 그림 설명 끝.


‘기출 변형’ 밈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특정 인물의 행동을 상세히 설명하고, ‘제가 잘못한 건가요?’ 등으로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는 형식을 띤다. 그러나 글쓴이를 비난하고 특정 인물을 두둔하는 댓글이 달리면, 그제야 사실 자신의 행동을 설명한 것이었다며 해명한다. 기출 변형 밈의 주제가 보통 특정 행동에 대한 동의를 구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본인의 행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의식하면서 밈이라는 명목 아래 판단을 유보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즉,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밈이라는 구실을 만드는 것이다. 설령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가 적절한 행동이 아닐지라도, 이는 밈이라는 형식을 통해 상대방과 나의 약속된 말장난 주고받기로 처리될 뿐이다. 이와 같이, 발화에 대해 안전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식은 밈에 반영되어 활용되고 있다.


사회적 비난에 대한 불안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으로 나타난다. ‘중립 기어’ 밈은 이슈 상황에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을 것을 주장하며, 자동차에 빗대어 ‘중립 기어’를 유지하도록 권유한다. 이는 성급히 판단하지 않음으로써 훗날 드러날 사실을 대비하거나, 혹은 기계적 중립을 채택함으로써 사건의 기울어진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중립 기어 박자’와 같은 문형으로 발화된다. 이와 같이 사실 관계의 탐색을 중단하고 사실 관계가 도래하길 기다리는 태도는 사실을 공증해 주는 기관, 검·경과 법원의 판단으로 진실을 환원하게 된다.[14] 자신의 생각으로 판단하기를 유보하고, ‘검증된’ 기관에 판단을 의존하는 것은 ‘안전성’을 극도로 추구하는 태도와 같은 맥락에 있다. 


최인훈의 「크리스마스 캐럴」 연작에서는 유사한 방식으로 언어를 활용하는 부자의 모습이 묘사된다. ‘나’와 아버지의 대화는 다양한 담론을 차용하며 일상과 이질적인 대화를 자아낸다. 부자는 “아버님 소자는 (…) 소자가 불민한 탓이옵니다.”로 사극 흉내를 내거나, “이의 있느냐? (…) 그럼 가결됐다.”로 의회의 의사 과정을 빌려오는 등, 문맥과 이어지지 않는 타자의 목소리를 빌려온다. 기존 담론들의 껍질을 빌릴 뿐, 정보가 누락된 대화는 비틀리고 겉돌며, 결코 진정한 교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는 작중 배경이 5·16 군사정변 이후의 독재 시기이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감시에 대한 피해 의식으로 발언에 대한 책임을 대화에 차용된 담론에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15]


비단 억압을 피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문해력 저하에 수반된 표현 능력 부족이 안전성을 추구하게 되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최근 Z세대 문해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와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표현들 사이에 점점 차이가 벌어지며 세대 간 언어 차이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 결과, 젊은 세대들이 일상에서 글을 읽거나 어휘와 문장 구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16] 이렇듯 언어의 차이가 두드러진 상황에서는,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즐겨 사용하는 표현을 선택하는 것이 외려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


뉴스레터 ‘캐릿’이 밈을 사용하는 방식은 위와 유사한 안전성의 예시를 보여준다. 캐릿은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포착해 마케팅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뉴스레터로, ‘요즘 뜨는 밈’ 시리즈로 최신 유행 밈을 구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 시리즈에서 밈은 ‘카피에 활용하기 좋은’ 이나 ‘콘텐츠 제작할 때 참고’하도록 명명되며, 상대적으로 밈의 생산자-소비자 집단에서 벗어난 실무진들에게 어필하고자 한다. 캐릿의 소개글이 ‘진짜 Z세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며 ‘1020 자문단’을 타 뉴스레터와 차별화되는 요소로 강조하는 지점을 고려하면, 캐릿의 주 소비층은 1020도 Z세대도 아닌 기성세대의 실무진임을 알 수 있다. 젊은 세대가 기성의 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해 밈이라는 안전한 선택을 취하는 것처럼, 젊은 세대의 트렌드와 감성에 능숙하지 않은 기성세대는 캐릿에서 소개된 밈을 활용한다. 어쩌면 굉장히 ‘안전한’ 선택이다. 낯선 집단의 문화 속에서는,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모르는 불확실한 언어보다, 이미 수차례 검증된 타인의 언어를 빌려오는 것은 몹시도 안전하므로. 


[그림3] 뉴스레터 ‘캐릿’의 ‘요즘 뜨는 밈’ 시리즈로, 활용하기 좋은 밈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캐릿

출처: https://www.careet.net/1399

뉴스레터 ‘캐릿’에서 ‘딱뚝콱’, ‘아할점’, ‘넘어갈게요’를 ‘카피에 활용하기 좋은 최신 유행 밈 리스트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림 설명 끝. 


이처럼, 밈은 다양한 층위에서 ‘안전한 선택’이 된다. 밈이 세계를 정복해 버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캔슬 컬처, 사회적 비난, 세대 간 언어 유리 등의 상황으로 인해 언어의 안전성을 추구하게끔 하는 사회 속 밈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안전성은 청년이 창의적으로 밈을 유희하면서도, 논란을 피하고 사회적 비난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밈의 안전성 추구는 때로 밈의 탈주적 속성과 충돌한다. 밈이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트렌드로 격상하고, 심지어 마케팅에서도 활용되면서 본래의 하위문화적 속성을 잃고 주류화되기 때문이다. 밈이 주류 언어에 흡수되면, 그 혁신성과 독창성은 희석되고, 더 이상 새로운 표현의 도전이 아닌 안전한 선택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이는 밈이 본디 만들어졌던 배경인 주류 문화의 거부와 상충한다.  


따라서 밈은 청년의 언어로서, 주류 언어와의 긴장을 통해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밈은 안전성과 탈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청년들이 언어적 표현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동시에 사회적 압박을 피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이로 인해 밈은 단순한 유희를 넘어, 청년들이 마주한 사회적 배경과 문화적 대응을 보여주는 중요한 언어적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밈의 ‘잼얘’적 가능성


밈은 기성세대의 세속화된 논리에 저항해 청년 세대가 대안적 공간을 창출해 내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따라서그 기원에서부터 비주류적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밈 특유의 신속성과 확산성에 힘입어 효과적으로 비판적인 정치적 담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일례로 2024년 초 채소 가격 상승이 사회적 논란이 되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가격 875원’ 발언은 밈화되어 저항하는 의미를 담은 대파 관련 파생 콘텐츠들이 생겨났고, 결과적으로 반(反)정부 여론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밈의 변혁성에 대한 해석은 필수적인 질문을 동반한다. 밈은 과연 변혁적인가? 밈이 ‘변혁적이다’라고 단언하기에는 밈의 부정적 작용을 아득히 많이 보아온 탓이다. 밈은 단지 현실의 단면을 비꼬는 데 그치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는 ‘방구석 풍자’로 그칠 가능성도 농후하다. 나아가, 일부 밈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편견을 강화시키는 도구로 작용하기도 한다. 


‘MZ세대 밈’으로 통칭되는 〈SNL 코리아〉 (2022)의 ‘MZ 오피스’를 살펴보자. 주요 등장인물은 ‘MZ세대’를 표상하는 20대의 젊은 회사원들로, ‘에어팟을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가는 편입니다’ 주장하는 등 기성세대와 다른 파격적인 직장 내 태도를 보여준다. 해당 코너는 여러 CF에 활용되는 등 큰 인기를 얻었으나 일부에서는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코너 속의 ‘MZ 회사원’은 현실에서 2030 사회 초년생이 열악한 환경에서 분투하는 모습을 지워버리고, 그들의 미숙함을 비꼬기만 할 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MZ 세대 밈’은 사회 풍자라는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실상 비판적 메시지를 유기하고 편견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밈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강력한 무기로 둔갑하기도 한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는 사법 정책 공약 보도 참고 자료에 ‘오또케’ 밈을 언급함으로써 논란을 일으켰다. ‘오또케’는 ‘어떡해’에서 파생된 언어로, 지난 2019년 공무를 수행하는 여성 경찰관을 촬영한 영상이 유포된 이후 여성 경찰관의 무능함을 주장하며 조롱하는 취지로 확산된 밈이다.[17] 밈화된 ‘오또케’는 여성 경찰관을 넘어 여성에 대한 조롱의 표현으로 사용되었다. 온라인에서 밈이 ‘더 재미있게’ 수없이 변용되면서, 행위자의 주체적 목소리는 제거되었고 이내 밈을 그대로 수용하게 되었다. 이 과정을 거친 ‘오또케’ 밈은 웃음 속에 녹아들어 여성 혐오 발언을 농담으로 치부하게 만들며, 혐오를 재생산하도록 방조할 수 있었다.[18]


『밈: 언어가 사라진 세상』 (Word Exchange)에서는 언어적 디스토피아를 마주한 세상을 그린다. 인류는 자신의 생각을 읽고 실행해 주는 ‘밈(Meme)’이라는 최첨단 기계에 의존한 나머지 더 이상 자신의 언어를 말할 수 없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단어가 무엇인지 애써 기억할 필요도 없다. 밈이 적절한 단어를 찾아 발화해 주기 때문이다. 비록 소설의 밈은 현실과 유리된 상상의 존재지만, 밈이 현실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는 꾸준히 있어 왔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지점은, 밈이 ‘그 자체로’ 부정적인 산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밈이 비단 ‘일간베스트’나 대안 우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좌파까지 널리 즐겨 사용하듯이, 밈 그 자체는 세상에 혐오를 흩뿌리는 거대한 핵무기가 아니라 다만 언어일 뿐이다. ‘개구리 페페’ 밈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대안 우파의 상징에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변모했듯이 말이다. 그러므로 밈의 부정적 측면을 논할 때, 밈이라는 현상혹은 행위 그 자체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밈 너머에 있는 사용자, 나아가 그의 의도를 비판해야 한다. 어느 유명한 축구 선수 아버지의 말마따나,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우리 밈 절대 월클 아닙니다.”인 셈이다.


밈의 긍정적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목적으로서 밈의 속성에 집중해야 한다. 밈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재미와 흥미를 최고 가치로 두는 밈의 생산자-소비자들은, 창발된 밈을 끝없이 변용하고 주고받으며 유희를 즐긴다. 밈은 행위 그 자체가 목적인 놀이문화에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의도를 지닌 수단이 되는 순간 더 이상 놀이로서의 특성을 잃는다. 즉, ‘사망선고’가 내려져 소멸하게 된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밈들은 대개 본 목적 달성에 실패한다. 밈은 기성세대의 세속화된 논리에 저항해 만들어진 대안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밈 자체의 놀이 규칙을 무너뜨리려는 외부의 시도에 민감하게 반응해 저항한다.[19] 외부에서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인위적으로 유행시키려 시도하는 밈들은 ‘억지 밈’으로 명명되어 조롱 된다. 


‘윤버지’ 밈은 윤석열과 아버지의 합성어로,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주장하며 밈 대열에 합류하려 시도했으나 자체적인 맥락이 부재해 억지 밈으로 분류되었다. ‘잼칠라’ 밈 역시 이재명과 친칠라[20]를 연관시켜 친근한 이미지를 도모하려 했으나, 그 의도가 적나라해 억지 밈으로 전락했다. 이와 같이 의도가 개입된 억지 밈들은 특정 집단에 강하게 의존하고 있어 범용성이 극히 떨어진다. 밈은 본디 범용성 있는 열린 텍스트로서 수없이 변이하며 유행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다른 사람이 쉬이 받아들일 수 없는 억지 밈은 확산하기 어려운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수단으로서 만들어진 억지 밈은 유행 기간이 극히 짧아 즉시 사어가 되거나, 조롱당하며 생을 끝맺는다.


그렇다면 밈의 본질목적이자 놀이에 어떻게 충실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그자체가 밈이자 놀이이자 목적인 ‘잼얘’ 밈을 주목할 만하다. ‘잼얘’란 ‘재밌는 얘기’의 줄임말으로, 상대방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요구한다. 이에 상대방은 ‘너 먼저 해라. 그러면 나도 하겠다.’를 내포하는 ‘님선’을 내뱉는다. ‘잼얘-님선’은 ‘잼얘-아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바빠서요’로, 또는 ‘잼얘 있냐?-잼얘 없다니까요!-잼얘 있냐?-글쎄 없다니까요!’로, 다양하게 변이하며 끝없이 재미를 추구한다.  


[그림4] 서로 무한히 ‘잼얘-님선’을 반복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잼얘’ 밈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짤쓸사람(@bdemgmr)

출처: https://x.com/bdemgmr/status/1764304582254219741?s=61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잼얘”와 “님선”을 반복하고 있다. 그림 설명 끝.


여기에는 어떠한 외부의 의도가 개입되지 않는다. ‘잼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상대방에게서 돌아올 수 있는 재밌는 얘기의 가능성이고, 혹은 ‘님선’만이 돌아오더라도 약속된 맥락을 반복함으로써 ‘잼얘’가 되는 대화이다. 즉, ‘잼얘’의 목적은 오로지 ‘잼얘’ 그 자체다. 유리병 안에서 완벽한 작은 생태계를 형성하는 테라리움처럼, ‘잼얘’는 오로지 ‘잼얘’를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목적이자 놀이로서 기능하는 밈의 본질을 실현한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밈이 나아갈 방향은 명확하다. 그것은 본질로의 회귀다. 밈은 밈의, 밈에 의한, 밈을 위한 밈이 되어야 한다. 수단으로 전락해 의도적인 메시지 전달이나 편향된 목적에 이용될 때, 밈은 그 유희성과 생명력을 잃고 단명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 자신들만의 언어로 결코 ‘뻔하지 않은 것’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청년의 언어이 생명력을 잃는 지점이다. 


따라서 밈이 그 자체의 유희를 잃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며 변형될 때, 우리는 비로소 밈의 진정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밈은 놀이로서, 그리고 자기표현의 도구로서 ‘잼얘’가 되어야 한다. 여느 유명한 애니메이션에서 인류의 미래를 짊어진 소년에게 비장하게 이르듯, 청년의 언어를 짊어진 밈에게, 그리고 나아가 밈의 주체인 우리 자신에게 말할 수 있다. 


밈이여 잼얘가 되어라!


[그림5] 〈신세기 에반게리온〉 (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1995)의 음울한 주인공 ‘신지’의 성격과 대비되는 자막을 달아 유명해진 짤이다.  ©스튜디오 카라

출처: https://blog.naver.com/ptj0969/221078302039

그림 속 신지는 비장하게 “까짓거 한 번 해보죠”라 이야기한다. 그림 설명 끝. 


편집위원 유진 | gamjabat_@korea.ac.kr


[1] 유력자들의 모임인 ‘프리메이슨’이 배후에서 세계의 주요 사건들을 조종하고 있다는 음모론이다. 

[2] 프리메이슨 음모론과 유사하게, 파충류형 외계인인 ‘렙틸리언’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는 음모론이다.

[3] 

 리모르 시프만 (2022). 65.

[4] 유재석 "이제 지석진도 '어쩔티비' 쓴다, 밈 사망선고" [런닝맨] (2023.04.02.). 마이데일리.

[5]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연령대를 일컫는다.

[6] 한결, 김희현 (2022). 316-317.

[7] 김경수 (2024). 46-48.

[8]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코너에서 으스대는 ‘노 사원(노홍철)’이 어리숙한 ‘하 사원(하하)’을 얕잡아 보며 컴퓨터를 알려주는 장면에서 유래된 밈이다. 

[9] 앤절라 네이글 (2022). 9.

[10] 배놀이’를 줄인 말으로, 만화 『원피스』 (ONE PIECE)를 따라하며 ‘배놀이’를 즐기는 남매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 큰 인기를 끌며 밈이 되었다. 

[11] 리모르 시프만 (2022). 41-43.

[12] 연예인의 메시지를 1:1 채팅방으로 수신하고, 답장을 보낼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이다. 

[13] "극단적 선택 시도에 유서까지 조롱"···게임업계 노동자 '페미니즘 사상검증' 도마 위에(2024.03.06.). 서울파이낸스. 

[14] '중립 기어'라는 신조어는 무엇을 반영하나 (2019.12.23.). 미디어스.

[15] 강헌국 (2008). 363.

[16] [열린포럼] 문해력은 과연 청년세대만의 문제인가- 장민지(경남대학교미디어영상학과 교수) (2023.08.07.). 경남신문. 

[17] '몇 글자 밈'이 되어 대선 판을 떠도는 혐오 (2022.02.18.). 경향신문.

[18] 리모르 시프만 (2022). 31-32.

[19] 김경수 (2024). 175-176.

[20]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산맥에 서식하는 설치류로, 햄스터를 닮은 귀여운 외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참고문헌


단행본

김경수 (2024). 인터넷 밈의 계보학. 필로소픽.

앤절라 네이글 (2022). 인싸를 죽여라. 김내훈 (번역). 오월의봄.

리모르 시프만 (2022). 디지털 문화의 전파자. 최은창 (번역). 한울. 

 

논문 

한결, 김희현. (2022). 인터넷 밈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비평- 후기구조주의 관점을 중심으로 -. 브랜드디자인학연구20(2), 313-322.

강헌국. (2008). 감시와 위장 -최인훈의 「크리스마스캐럴」론-. 우리어문연구, (32), 345-367.

 

기사 및 온라인 자료

이도경 (2024.03.06.). "극단적 선택 시도에 유서까지 조롱"···게임업계 노동자 '페미니즘 사상검증' 도마 위에. 서울파이낸스

Retrieved from https://www.seoulfn.com/news/articleView.html?idxno=512504

김민아 (2022.02.18.). '몇 글자 밈'이 되어 대선 판을 떠도는 혐오. 경향신문

Retrieved from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202181352001

장민지 (2023.08.07.). [열린포럼] 문해력은 과연 청년세대만의 문제인가- 장민지(경남대학교미디어영상학과 교수). 경남신문

Retrieved from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410813

이승길 (2023.04.02.). 유재석 "이제 지석진도 '어쩔티비' 쓴다, 밈 사망선고" [런닝맨]. 마이데일리. 

Retrieved from https://news.nate.com/view/20230402n15251

윤광은  (2019.12.23.). '중립 기어'라는 신조어는 무엇을 반영하나. 미디어스

Retrieved from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0722

 

에레키맨 (2017.08.21.). 에반게리온 ‘신지’가 열혈남이였다면?! [블로그 게시글]. 접속일 2024.08.10.. 

Retrieved from https://blog.naver.com/ptj0969/221078302039

짤쓸사람 (2024.03.03.). 잼얘 [X 게시글]. 접속일 2024.08.10.. 

Retrieved from https://x.com/bdemgmr/status/1764304582254219741?s=61

캐릿 (2024.06.19.). 카피에 활용하기 좋은 최신 유행 밈 리스트업 [뉴스레터]. 접속일 2024.08.10.. 

Retrieved from https://www.careet.net/1399

tory (2020.06.21.). 에타 기출변형 모음집.jpg [디미토리 게시글]. 접속일 2024.08.10.. 

Retrieved from https://www.dmitory.com/issue/134922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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