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편집장 은희
2025년 3월 29일 17시 20분경, 창원NC파크 3루 매점 인근에서 60kg 무게의 알루미늄 외관 마감자재 ‘루버’가 약 17.5m 높이에서 추락해 관중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 중 머리를 크게 다친 20대 여성은 31일 끝내 숨을 거뒀다.
당시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 총재가 해당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고, 사고 발생 직후 박종훈 KBO 경기운영위원으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허구연 총재는 경기 중단이나 공지 등 기본적인 지시조차 내리지 않은 채 6회 이후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의 개시 및 중단을 결정하는 경기운영위원 역시 관중들에게 사고 소식을 알리지 않고 경기를 진행하게 했다. 해당 소식을 들은 양 팀의 응원단만이 서로 협의하여 운영을 중단시켰지만, 당시 경기장에 있던 팬들은 경기가 모두 끝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후 KBO는 30일 경기를 취소하고 1일부터 기아 타이거즈와의 3연전을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31일 20대 여성이 숨지자 1일에 예정되었던 프로야구 5경기와 1일부터 3일간 진행될 기아-NC 3연전을 모두 취소했다.
사고 이후 NC다이노스 구단은 경기장의 소유권을 가진 창원시설공단에 안전 점검을 요청했으나 공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구단은 직접 외부 업체를 찾아 4월 1일 경기장 정밀 점검을 시행했다. 같은 날 창원시설공단은 “각종 안전 점검을 모두 정상적으로 이행했으며, 낙하된 부착물은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부착물의 결속 부위 등을 점검해 그 결과를 통보해달라고 NC 구단 측에 요청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마치 자신들은 안전사고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그러나 이틀 뒤, 언론 보도를 통해 추락한 구조물이 창원시설공단 안전 점검 대상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구단과 창원시설공단에 긴급 정밀 안전 점검 지시를 내렸다. 점검 내용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보완 사항을 바탕으로 NC 구단과 창원시설공단은 경기장 외벽에 설치된 루버 227개 전체를 탈거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5월 2일, 창원NC파크의 재개장이 무기한 연기되었다. 한 달여 동안 원정 경기만을 소화한 NC다이노스는 울산 문수야구장을 임시 대체 홈구장으로 선정해 5월 16일부터 22일까지 울산에서 홈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사고 발생 62일이 지난 5월 30일에 이르러서야 창원NC파크는 재개장할 수 있었다.
현재 구장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라운드에는 선수들이 서 있고, 관중석은 수많은 야구팬으로 가득 찬다. 조용하던 경기장은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상처의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연고 의식이 매우 강한 한국 프로야구에서 홈구장과 홈구장이 위치한 도시는 단순한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선수들과 야구팬들에게 홈구장은 우리의 ‘집’이 되고, 연고 지역은 마음속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런 집一이라고 여겼던 공간一에서 사람이 죽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스포츠 경기장에서 사람이 죽었다. 충분한 애도와 반성조차 없었다. 책임을 져야 할 기관들은 이를 회피하는 데 급급했고, 상처는 선수와 시민들의 몫이었다. “특별한 것도 정 갈만한 구석 없어도 난 그곳을 사랑한다”던 응원가 가사를 지지대 삼아, NC다이노스 팬들은 잃어버린 집을 되찾을 수 있을까.
편집장 은희 | a0520choi@naver.com
참고문헌
기사 및 온라인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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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채현 (2025.04.26.). 창원NC파크 합동 대책반, 4차 전체회의 진행… 루버 전면 탈거 결정. 뉴시스. Retrieved from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426_0003154770
― 손찬익 (2025.04.02.). ‘사람이 죽었는데 나 몰라라?’ 창원시설공단의 책임 회피, 선 제대로 넘었네! [오!쎈 창원]. OSEN. Retrieved from https://www.osen.co.kr/article/G1112536220
― 유수진 (2025.04.04.). 안전점검 대상 아니라더니… NC다이노스 구단에 책임 넘기려다 들통난 창원시설공단. The Public. Retrieved from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57006
― 윤성효 (2025.05.30.). NC구장, 관중 사망 뒤 두 달만에 재개장… 선수들 ‘묵념부터’. 오마이뉴스. Retrieved from https://omn.kr/2dwgm
― 조형래 (2025.05.02.). ‘엔팍’ 재개장 무기한 연기, NC 임시 홈구장 찾는다… KBO리그 일정 파행 막는다 [공식발표]. OSEN. Retrieved from https://www.osen.co.kr/article/G1112559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