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퀴어영화제

[시선] 편집장 은희


‘제1회 이화퀴어영화제: 불의를 넘어서’가 7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이화퀴어영화제는 이화여자대학교(이하 이화여대)와 학내 독립예술영화관인 아트하우스 모모가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에 대관 불가를 통보한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이화여대를 사랑하고 지키는 이화인 일동’이라는 이름의 단체가 “퀴어영화제가 기독교 정신에 반하며, 학교가 ‘동성애 홍보장’이 되도록 만든다’는 것을 근거로 학교와 영화관에 반복적인 민원을 제기하자, 학교 측이 갈등 방지와 안전 확보를 이유로 대관을 취소한 것이다. 아트하우스 모모 역시 대관 취소에 대해 ‘기독교 창립 이념에 반하는 영화는 교내에서 상영할 수 없다’는 이유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화권리단위연대체 ‘이음’의 퀴어영화제 대응 실무 TF팀은 대관 거부 규탄 이화인·시민 연서명, 릴레이 성명서, 규탄 피켓팅 진행 등의 방법으로 투쟁을 이어 나갔다. 지난 5월 24일 실무 TF팀을 이어받아 ‘제1회 이화퀴어영화제 조직위’가 출범했고, 이화여대 총학생회와 학내 권리단체·동아리·시민사회 단체·지역 공동체 등 다양한 단위의 연대가 합쳐져 ‘제1회 이화퀴어영화제’가 탄생했다.


우리는 우리의 한가운데 뚜렷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더욱 선명히 존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어떤 불허도, 혐오도, 민원도 우리를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는 혐오적이고 배제적인 믿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대한 믿음입니다. 우리를 우리로, 나를 나로 만드는 서로에 대한 믿음입니다. 이화퀴어영화제는 이런 믿음으로 행사를 준비했으며, 운영해나갈 것입니다. 기독교 창립 이념이라는 궤변과도 같은 이유만 늘어놓는 혐오세력은 들으십시오, 캠퍼스 내에서 갈등은 안 된다며 퀴어 학우들을 손쉽게 지워버리는 이화여대는 들으십시오. 우리의 삶은 이념보다 앞서고, 안전보다 귀하고, 그리고 이제부터는 축제입니다.

- 이화퀴어영화제 조직위원회 기조발언문 中


이번 행사는 이화여대 정문에서 출발해 아트하우스 모모까지 행진하는 규탄 액션과 함께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이화여자대학교는 성소수자 혐오행정 사과하라!”, “캠퍼스를 무지갯빛으로”, “불허를 넘어서 우리는 존재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서는 접근성 보장을 위해 수어 통역·속기·한국어 자막·큰글자 팸플릿 등이 제공되었으며,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퀴어 스탠드업 코미디 세션과 강연 세션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학교와 극장이 퀴어의 존재를 ‘불허’해도, 퀴어는 여전히 캠퍼스와 극장 안에, 모두의 삶 속에, 그리고 당신의 편협한 상상력 밖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내가 ‘나’로 존재하는 데 당신의 허락은 필요하지 않다. 그 모든 혐오와 불허를 뛰어넘어, 무지개는 이어질 것이다.



편집장 은희 | a0520choi@naver.com




참고 문헌


기사 및 온라인 자료

백민정 (2025.07.04.). ‘퀴어 영화제’ 대관 거부 맞서… “불허 넘어 우린 존재” 이화퀴어영화제 개막. 경향신문. Retrieved from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041735001

원지현 (2025.06.27.). “불허를 넘어서”... 이화여대 학생들, 직접 ‘퀴어영화제’ 연다. 오마이뉴스. Retrieved from https://omn.kr/2ebdx

이화퀴어영화제 조직위원회. 제1회 이화퀴어영화제: 불허를 넘어서 개막식 보도자료 [보도요청서]. 접속일 2025.07.09.. Retrieved from https://docs.google.com/document/d/1Rs-EAU-Lezehn7xtoIOfRi-_fguzQeyVzKKTmEIDp04/edit?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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