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특집: 교지

[소특집 '교지'] 편집위원 정후

여는 글


우리에게 편집실이라는 공간은 당연하게만 느껴집니다. 편집실은 글을 쓰고 교지를 발간하기 위한 필수적인 공간이지만, 우리는 이것이 글쓰기의 조건이라는 사실을 쉽게 인지하지 못합니다. 학내 단위가 사라지며 공간을 잃는 것을 볼 때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대학 교지가 돈이 없거나, 사람이 없어서 폐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너무나 자주 들려오는 소식에 그 위기감이 일상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 다른 위기감은 ‘우리는 학내 단위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찾아옵니다. 여러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고, 중요한 사안을 현장이 아닌 안락한 편집실에 앉아 모니터로 볼 때의 그 위화감은, ‘우리는 입으로만 사회 변혁을 얘기하는 게 아닌가?’라는 불안과 함께, 한때 운동 단위였지만 운동이 사라진, 그렇지만 스스로는 운동 단위라고 인식하고 있는 부조화를 깨닫게 합니다.


이런 위기감을 해소할 방법은 글쓰기의 조건과 토대를 검토하는 작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조건 위에 서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무엇을 해왔고, 또 무엇을 할 만한 조건 위에 있는지 살펴보며 우리의 가능성과 책임감을 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한 단위 내에서의 해결이 아닌, 각자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겪고 있을 사람들과 함께 이를 공유하며 해결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편집실을 방문해서 각 단위를 어떤 토대가 구성하고 있는지 묻고자 합니다. 편집실·교지대·인력·역사 등, 비슷하지만 다른 토대 위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각자의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는지 알고자 합니다. 단순히 묻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각자가 지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를 기대합니다.





교지 분량 및 여건 상의 한계로 해당 소특집은 온라인으로 배포하게 되었습니다. QR코드를 통해 인터뷰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위원 정후 | rkskek18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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