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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리 피디 May 14. 2023

노키즈존이여, 생육하고 번성하라

혐오와 차별을 종식시킬 묘안

매거진 '촌철살인미수범'은 세상 돌아가는 일들에 대해 아재의 시각으로 쓴 짧은 시사논평입니다. 극단주의자만 사이다를 날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양비론과 양시론, 회색주의와 냉소주의가 선사하는 기발한 쓴웃음을 즐겨주세요.

제주도에서 노키즈존을 금지하는 조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말하자면 NO키즈존, 즉 안 된다는 것은 안 된다는 거다. 다시 NO노키즈프리존이 나올까 겁난다(노키즈존 금지법 열외 매장). 그러면 또 노노키즈프리존징계법이 나오고 노노프리존징계법프리존이 나오고... 아이고, 두야.

제주 '노키즈존 지정 금지' 논란(MBN)


한 마디로 말도 안 되고, 망아지도 안 되는 조치다. 제주도 조랑말이 웃을 것 같다. 보아하니, "애들을 차별하면 안 된다", "가뜩이나 저출생이 심각한데 이러면 누가 애를 낳겠나" 하는 걱정과 분노인 것 같다.


우선, 노키즈존 사장님들께 사과드린다. 초중고 각 1명, 무려 세 명의 인구를 증가시킨 입장에서 그간 얼마나 많은 공간에서 민폐를 끼쳤을까 생각해 보면 정중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참회를 바탕으로 제안하고 싶다.

노키즈존 사장님들의 거세와 자녀의 전자발찌 선물을!


우리는 아이들을 귀찮아하는 사장님들의 거룩한 뜻을 존중, 계승해야 한다. 확산되어야 할 것은 골칫덩어리 아이들이 아니라 노키즈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키즈가 되어야 하고 사장님들이 솔선을 수범하도록 기회를 드려야 한다.


제주도는 정책 방향을 코페르니쿠스적으로 전환하여 사장님들 거세(정관수술, 피임술 지원과 같은 순화된 용어는 사장님들의 숭고함에 어울리지 않는다) 비용 지원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라. 비뇨기과, 산부인과학회의 협조도 중요하다.


또한, (당연히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이미 자녀가 있다면 예쁜 전자발찌도 선물하자. 이들이 어디로 가는지 24시간 감시 체제를 완성하자. 어린 자녀들이 발 붙일 곳을 줄여야 노키즈존이 실현될 것 아닌가.


지방정부와 여가부, 경찰청 등은 협동 체계를 구축하여 잘 감시해야 한다. 특히 발찌를 반짝이며 이 자녀들이 엄마, 아빠의 노키즈 매장에 출입하는지 예의주시 해야 한다.


노키즈존에 앞서 사장님들이 노키즈 캠페인에 앞장서고 이들의 자녀가 두문불출 한다면 그 진정성이 널리 퍼지면서 노키즈존은 생육하고 번성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노키즈존을 둘러싼 반목과 갈등을 끝내고 모두가 즐거워지는 방법 아닐까?




P.S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이것도 우리의 상황에 맞추어 바꾸자. 아이를 금하려면 노키즈존 사장의 모범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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