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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리 피디 Jun 02. 2023

김남국에게 돈을 던질 자 누구냐

나으리들의 장난질은 이제 그만

매거진 '촌철살인미수범'은 세상 돌아가는 일들에 대해 아재의 시각으로 쓴 짧은 시사논평입니다. 극단주의자만 사이다를 날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양비론과 양시론, 회색주의와 냉소주의가 선사하는 기발한 쓴웃음을 즐겨주세요.


국회의원 김남국이 투자 인생 뿐 아니라 정치 인생까지 단두대에 올랐다.


변명과 사과, 읍소, 저항, 분노, 탈당 등을 골고루 시전하다가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어제는 다시 나타나 이리저리 눈치를 살폈던 것 같다.

김남국, 모습 드러냈다…17일 만에 끝난 '잠행' (한국경제)


제2의 조국 사태가 되느냐 마느냐 정치적 주판알 구르는 소리에 전혀 관심 없는 아재는 색다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다루어 보겠다.


이 사건의 핵심은 이해충돌이다. 그렇다면 해법도 간단하다. 1. 국회의원 나리들의 이익과 손해를 아예 없애거나 2. 충돌을 안 시키면 된다.


자유시장주의 나라에서 1번이 부담스럽다고? 그렇긴 하지. 사유재산을 허용하는 나라니까. 의정활동도 돈 벌어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그러면 2번이다. 지금까지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의 이해충돌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있기는 했어도 허탕이요 맹탕이었다.


베팅 공동체가 되자


베팅 공동체, 얼마나 멋진 말인가. 국회의원은 취임과 동시에 자신의 모든 재산을 공개한다. 공개에서 그치지 않고 공유로 확대하자는 것이 제안의 핵심이다.


공인이라는 말이 있다. 국민이 뽑은 선출직 공무원이야말로 공인 중의 공인이다(솔직히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는 잘 모르겠다. 그냥 페이머스 오블리쥬 정도면 될 텐데 공인은 무슨?!)


공인의 재산이 공동 소유가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하지 않은가? 적어도 임기 중에는 자기 재산을 공공에 맡겨 두어야 한다.


모든 선출직 공무원의 재산을 펀드화하여 국민에게 투자의 기회를 주는 거다. 백지신탁이니 하는 어려운 말을 나는 잘 모르고 믿지도 않는다. 진짜 대책은 획기적이어야 한다.


가령, 이런 식. 김남국이 보유한 재산에는 부동산, 주식, 외화, 코인, 채권, 금붙이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것이다. 취임과 동시에 거래될 김남국 펀드는 이것들의 수익에 따라 움직이는 금융상품이 된다.


내가 가상화폐에 관심이 있어 코인 비중이 큰 김남국 펀드를 샀다 치자. 김 의원의 운용에 따라 김남국 펀드 지수는 오르기도 내리기도 할 것이다. 한국증권거래소에 300 종류의 펀드가 더 생기는 셈이다.


투자자에 대한 책임감으로 의정활동을 소홀히 하거나 부정한 짓으로 가치를 올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면 걱정 마시길.. 기우다. 자산이 공개되고 거래되는 순간, 보는 눈은 수백만 쌍이 된다. 자본시장은 투명하면 큰 문제가 없다. 정치도 마찬가지.


여기서 유의할 점. 당사자는 임기 동안 증가한 재산의 10프로만 배당받는다. 손실이어도 10프로만 부담한다. 나머지는 김남국 펀드를 소유한 투자자의 몫이다.


다음 선거에 안 나오거나 지면 상장폐지. 그렇다고 휴지조각이 되는 건 아니다. 정산해서 나눠 가지면 된다.


국회의원이 되면 가슴팍에 배지를 단다. 지금은 國자 금배지다. 이를 다양화하자. 자신이 주력으로 삼는 에 따라 B(비트코인), 證(주식), 地(땅), A(아파트) 등으로 배지 디자인을 여러 종류로 늘리자. 유권자이자 투자자들의 현명한 선택에 도움이 될 거다.


예수님은 간음을 저지른 여자에게 손가락질하는 무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 중 죄 없는 자 돌을 던져라."


이를 지금 우리 실정에 맞게 바꾸자.

너희들 중 촉 있는 자 김남국에게 돈을 던져라!


P.S 개인적으로 정경유착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접수되어 사족을 덧붙인다. 정치와 경제는 본래 늘 붙어있는 것이다. 핵심은 투명한가 불투명한가에 있다. 낱낱이 공개 원칙은 정경 모두에게 이롭다. 굳이 구호 하나가 더 필요하다면 이렇게 고치겠다.


너희 중 뜻 있는 자 김남국에게 표를 던지고 촉 있는 자 돈을 던져라.


정치든 경제든 원하는 걸 이뤄주는 사람이 국민의 공복公伏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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