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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리 피디 May 13. 2023

이 종목에 엉덩이 밀기를 허하라

빙판 다음 법정 위의 불화에 대해

매거진 '촌철살인미수범'은 세상 돌아가는 일들에 대해 아재의 시각으로 쓴 짧은 시사논평입니다. 극단주의자만 사이다를 날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양비론과 양시론, 회색주의와 냉소주의가 선사하는 기발한 쓴웃음을 즐겨주세요.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서 충격적인 불화 장면을 보였던 두 선수의 이야기다. 종목 이름이 팀 추월이었는데 팀원 추월 아닌가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우선, 두 선수분께 감사드린다. 세상사는 많고 우리의 주의력은 짧아서 모든 걸 다 즐기지 못한다. 그런데 불구경과 싸움구경만큼은 흥미가 진진하거나 진진이 흥미롭다.

 

게다가 이들의 다툼은 스케일이 남다르다. 빙판이 좁아 법정까지 갔다. 덕분에 올림픽 이후에도 뉴스로 간간이 전해지는 이들의 연장전은 쏠쏠한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구경꾼들을 위해 이들이 경주(레이싱만 경주가 아니다)하는  노력의 일환이라 느껴진다.


아무리 재밌어도 불은 끄고 싸움은 말리고 소송도 끝내야 하는 법. 막 판결이 나온 모양이다. 어디 보자.


노선영 vs 김보름(KBS)


음, 둘 중 누가 누군지,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누구 머리가 검고 누가 노란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구경의 즐거움을 뒤로하고 아재의 대쪽처방 나간다.


스피드스케이팅에도 엉덩이 밀기를 도입하자


스킨십의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하물며 그 부위가 엉덩이라면 더 크다. 다소 부끄러울 수 있는 신체 부위를 팀원에게 맡기는 것은 목욕탕을 같이 드나드는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나라가 쇼트트랙 강국인 이유는 운전 중 끼어들기를 잘해서 뿐만이 아니다. 엉덩이 밀기가 국민성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스피드스케이팅 단체 종목에도 엉덩이 밀기를 도입하자. 선수간 불화도 불식되고 메달도 더 많이 따게 될 것이다.




P.S 대한민국의 소송 문화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갈 데까지 간 뒤 변호사를 찾는다. 구미에서는 끝까지 가지 않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한댄다. 다툼을 숨긴 채 낑낑대지 말고 다투지 않기 위해 전문거간인을 써보자. 내가 스케이터였다면 밉상 팀원을 추월하기 전에 변호사 자문을 구했을 것이다. 혹시 알아? 엉덩이를 찰싹 때리는 중재안으로 해결이 됐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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