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1》
땅에 튕기는 장맛비가
아내를 부추겨
배추전을 부친다
가루 반죽에 이파리 무치면
어느새 갠 하늘 시치미 떼 눙치고
쟁기봉 쏘는 직박구리들 설친다
눈 비비고 배 긁으며 나온 막둥이
형아 누나 깨우란 말 흘리며
덥석 주욱 찢어 먹는다
《부침개에게》
하늘이 비 흘리는 날
너의 몸은 찢어져도
우리 맘은 가까워지니
고맙다
《부침개2》
이것저것 다 섞여
큰 하나가 될 때
무거운 용광로 빗대지 말고
살가운 부침개 소환하라
배추김치 조각과
오징어의 각 부위가
서로 품고 뱉기를
반복하며 만든
맛깔나는 협동 작품
여름비가 내는 물소리
김치전 익히는 불소리
오홍 으흐 우와 감탄소리
다 섞여 여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