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

장마가 주말 아침에 일러주는 레시피

by 이지완

《부침개1》


땅에 튕기는 장맛비가

아내를 부추겨

배추전을 부친다


가루 반죽에 이파리 무치면

어느새 갠 하늘 시치미 떼 눙치고

쟁기봉 쏘는 직박구리들 설친다


눈 비비고 배 긁으며 나온 막둥이

형아 누나 깨우란 말 흘리며

덥석 주욱 찢어 먹는다




《부침개에게》


하늘이 비 흘리는 날

너의 몸은 찢어져도

우리 맘은 가까워지니

고맙다




《부침개2》


이것저것 다 섞여

큰 하나가 될 때

무거운 용광로 빗대지 말고

살가운 부침개 소환하라


배추김치 조각과

오징어의 각 부위가

서로 품고 뱉기를

반복하며 만든

맛깔나는 협동 작품


여름비가 내는 물소리

김치전 익히는 불소리

오홍 으흐 우와 감탄소리

다 섞여 여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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