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기

널브러진 가을

by 이지완

《호박 말리기》


가을볕에 목 타고 피 마른다

그래도 참는다

말랭이 꼬들한 식감은

지금의 인내가 만드는 것




《고추 말리기》


키워준 태양에게

탈진당하는 탈색당하는 마음


쓸모 위해서는 어쩌면

피할 길 없는 십자가길


설렘으로 컸으나 설움으로 끝나야

비로소 완성되는 게 농사란다


씹게 되면 떠올릴게

네가 견뎌낸 이 무대

네가 참아낸 이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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