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모진 칼날 고된 냄새 견디는 일

by 이지완

《도마》


온갖 것들

썰리고 빻이고 깨지는 동안

견딘다 버틴다

아픔 숨긴다

정신 챙긴다


한 귀퉁이에 멀겋게 서서

서러움으로 킁킁거리면

다녀간 것들이 뿜은 냄새

할퀴어진 상처 속에 스며든다


몸과 마음 깊은 곳에

오롯한 슬픔 자국

아련한 고픔 흔적

새기는 것, 가끔 만지는 것

어째 사랑의 일과 똑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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