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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by 이지완


《배롱나무》


매미 울어 배롱나무 꽃 피었다

울음 한 소절에 한 움큼씩


몇 년 기다려 겨우

며칠 살다가는 허무함이

그 사이 목청 돋워

짝지으려는 간절함이

나무를 울려 꽃을 토하게 한다


그러니 연분홍의 백일홍

볼 때마다 떠올릴 것

강렬한 볕 아래

맹렬히 울부짖다

장렬히 굳어지는 녀석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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