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탄

비참한 끝이 축하하는 비참할 시작

by 이지완

《크리스마스 연탄》


찬 길 위에 연탄재로 쌓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서 있다


누군가에게 온기 바친

아궁이 순정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세 라랄랄라


다 빼앗기러 태어난

온갖 모욕의 끝에 죽을 운명

기쁘게 기념하는 재료로

이만한 것이 있을까


저 구공탄처럼 그리스도 역시

야무지게 뭉쳐져 옹골찼겠지

그러다 사람들 조롱 때문에

헐거워져 끝내는 부서졌겠지


한때 열기 뿜던 구멍들이

조그만 목소리로 말한다


얼어 죽지 않게 해 준 연탄을

내다 버리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야

비참함과 아름다움은 동의어야

곧 연탄 들이는 날이야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