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의 열매 앞에서
《바나나》
멀리도 왔다
높이 달리고 금세 따이고
깊이 실리고 한참 옮겨져
내 식탁까지 올랐구나
꿈 있어 아직 푸르렀을 네 청춘
뒤로하고 말이 좋아
숙성이라고, 성숙이라지만
누렇게 떠 황혼에 다다랐다
이제는 발가벗겨져 흰 속살 보일
마지막 숙제 하나 남은
열대가 보낸 손가락 다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