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계절에게 하는 약속
《늦겨울》
침입하듯 다가왔던 겨울이
잠입하는 봄에게 나를 건넨다
흔쾌하지 않았던 지난 몇 달
식어가는 핫팩처럼 굳는다
한 마리 되강오리 되어
얼음 박차고 하늘을 쏘자
아래로 조감되는 어둑시니들
좋은 계절은 아니었다
라고 말하려는데
저만큼 가던 겨울이 가로챈다
다녀가기에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고
몇 달 후 가을이 호출해
네가 다시 온다면
호들갑은 넣어두리라
움츠리고 여미는 몸짓으로
네 서운함을 사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