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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by 이지완

《어쩌면》


우리가 계절을 지나기는 것 아니라

봄이 우리를 여행하는 것


사람이 꽃을 즐기는 것 아니라

꽃이 우리를 보고 감탄하는 것


내가 감정을 겪는 것 아니라

감정이 내 몸에 살다 떠나는 것


계절의 여행지로

온갖 감정의 숙주로

사는

봄만큼 시리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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