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월

세월호 9주기에

by 이지완

《세월 1》


꽃답다고 말하지 말 것

그들이 꽃이었다면

이 슬픔이 열매란 말이냐


아이들이라 부르지 말 것

그들 각자는 하나의 세계였고 떠난 뒤에

어리석고 탐욕스런 세상을 가르치는 어른


무심히 흐르지도 쏜살같지도 않아

그들을 품에 안고 떠난 세월 앞에

그저 오래 눈 감을 뿐




《세월 2》


세월 떠난 자리에

상징들 남는다


비극의 상징 진도 앞바다

기다림의 상징 팽목항

애도의 상징 노란 리본


세월이 다시 온다면

그때는 기쁨과 희망으로

눈물 아닌 웃음으로 오너라



keyword
이전 1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