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 직장인 0씨
좋아하는 일(커뮤니티)과 해야 하는 일(직업) 그리고 추가 과업(강연, 기획, 글쓰기 등)이 있는 직장인(잡종) 커뮤니티 운영자는 정말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 나름 시간 관리에 자신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그러지 못했다. 너무 커뮤니티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족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말하곤 했지만 내 삶에 가족을 위해 투자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와 자기계발에 미쳐있었을 때 나의 하루 루틴을 소개하겠다.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 지하철을 타고 간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 시간 자기 확언을 듣는다.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가는 20분의 시간 동안 책을 읽는다. 회사에는 최대한 일찍 출근한다. 업무 시작 전까지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다.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 빨리 먹고(다행히 도시락을 먹어 점심시간이 여유로웠다.) 커뮤니티 관련 홍보물을 만들거나 커뮤니티 준비를 한다. 퇴근 후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길에 커뮤니티 활동을 한다.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한다. 운동 후 자기 전까지 책을 보고 커뮤니티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한다. 주말 내내 커뮤니티 관련 일을 한다. 시즌마다 회원모집을 하고 홍보물을 만들고 회원을 관리한다.
어떤가? 숨이 막히지 않는가?
나의 삶이 없었다. 커뮤니티 운영에 미쳐있었다. 물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투자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삶의 균형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 당신의 삶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게 너무 소중하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이 없다면 당신은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소한 가족들과 이야기하거나 식사 할 때 휴대전화는 내려놓아라. 회사 동료와 마주칠 때는 반갑게 인사하고 커피 한잔하면서 이야길 나눠라. 이런 시간이 있어야 당신이 지속적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다.
당장 펜을 잡고 종이에 당신의 삶에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써보자. 그리고 당신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에 하루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는지 적어보자.
하루 24시간 중 6시간을 자고 회사(9 to 6)와 출근 준비(1시간), 이동(1시간), 저녁(1시간) 소요된다고 가정하면 대략 6시간이 남는다. 여기서 당신은 커뮤니티를 운영할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을 챙길 시간도 있어야 한다. 너무 한쪽 비중이 높아진다면 다른 한쪽은 소홀해지기 쉽다. 커뮤니티 운영에 너무 미쳐있으면 가족이 외로워한다. 주변 사람들을 돌보지 못한다.
독서모임 커뮤니티를 9년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커뮤니티 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의 든든한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안정적인 직장 수익이 있어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소중한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 조급한 마음으로 하나에 매몰되는 것은 좋지 않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확실한 방향으로 한 걸음씩 넓은 마음으로 나아가다 보면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