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쩌다 커뮤니티 모임장이 되었습니다.

N잡러 직장인 0씨

by 공북살롱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한심하다. 커뮤니티에 가입하기 위해 신청하는 것도 번거롭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색하게 이야길 나눠야 한다. 서로에 관하여 잘 모르지만, 단편적인 정보를 통해 서로를 판단하고 나와 어울리는 사람인지 급을 나누기도 한다. 본래의 나보다 더 뛰어난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전전긍긍한다. 호감 가는 이성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잘 보이고 싶어 무리한다. 부족한 사람끼리 모여 자기과시를 하거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게 아닐까?


20대 중반 힘들게 취업 준비를 하며 삐뚤어진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가졌던 생각이다. 그 당시 나에게는 내 인생이 가장 중요했다. 취업 준비를 하기에도 부족했던 24시간 중 타인에게 할애할 시간이 존재하지 않았다. 세상을 좋게 바라보기에 내 마음은 바늘과 같이 얇고 뾰족했다. 하루라도 빨리 취업 준비 생활을 끝내고 싶었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 고립되어 있다가 학교 밖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라고 주문하는 순간이 유일하게 말하는 시간이었다. 하루하루 망가지고 있는 정신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취업뿐이었다.


단풍이 떨어졌다가 다시 꽃이 폈다. 다행스럽게 정말 원했던 직장에 취업했다. 세상이 만만해 보였다. 인생의 목표를 다 이룬 것 같았다. 이대로 나에게 꽃길만 펼쳐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법처럼 행복했던 감정은 취업 후 6개월이 지나며 사라졌다. 만족감이 사라진 틈 사이에 공허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내가 살아온 날보다 회사에서 더 많이 일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취업만 행복할 것 같았지만 행복은 원하는 목표를 이뤘다고 잡히는 게 아니었다.


그러던 와중 지인에게 연락을 받았다. “재준아 형이 아는 대학생 동생들이 있는데, 이 친구들이 부산에는 독서 모임이 없어 독서 모임을 하러 서울로 간다네? 네가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취업도 했으니 이 친구들을 위해 독서 모임 만들어 볼래?”


단조로운 삶에 지루함을 느꼈고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던 시기였다. 취업 준비 시절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나의 삶에도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에게도 독서 모임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독서 모임을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재밌을 것 같았다. 그렇게 커뮤니티를 욕하던 사람이 2017년 1월 독서 모임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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