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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두부 Mar 17. 2021

부스러기

'ㄱ'의 집

문득 가사 없는 노래를 틀어놓고


아무런 생각에나 잠긴 그녀는 마른 입술 사이 물려있던 담배를 내려놓고는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슬퍼했던 이유가 도대체 뭘까.


그 사람과 헤어진 일? 부모님의 부재? 친구와 멀어졌던 일? 그녀는 다시금 담배를 물고는 앞을 응시했다. 그리고는 사진이 들어있지 않은 액자를 보다가 마침내 그녀는 자신이 왜 그토록 오래동안이나 슬펐는지 그 이유를 알았다.



같은 마음인 줄 알았던 그 마음이 나중에 돌이켜보니 나만의 것이었다. 그녀가 깊게 만났거나 또는 스쳐지나 보낸 사람들 전부 이제는 더 이상 그녀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다. 그걸 그녀가 알게 되었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믿었다. 내가 당신에게 가졌던 마음들, 사랑이었든 희망이었든.



시계가 만 번쯤 돌아간 후 지금 그녀에게 남겨진 건 혼자 남겨진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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