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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두부 Dec 04. 2023

Dawn prayer

얼어붙은 마음을 깨뜨리는


데이의 마음은 그녀가 사는 마을 언덕 밑의 작은 호수보다 단단히 얼어버린 듯했다. 누구도 그 얼어붙고 볼품없는 마음을 찾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해가 가기 전 마지막으로 엄마와 함께 갔던 교회에 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후로는 누구도 만나지 않고 새로운 해가 오기 전 12월의 마지막 날, 죽기로 다짐했다. 성탄 새벽기도회가 열리는 마을의 작은 교회로 가는 길은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그녀의 발자국이 좁을 길에 도장 찍히듯 남겨졌다. 기도회가 끝나고 교회에서 나오려는 데이에게 누군가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그녀는 데이의 앞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었지만 데이는 그녀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3년 전 데이의 엄마의 장례식에서 데이를 처음 봤는데 그날 이사를 왔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장례식에서 울고 있는 데이를 본 후 한 번도 데이를 보지 못해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옆 동네의 보육원에서 자랐고 지금은 혼자 살고 있다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함께 식사를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데이는 12월의 마지막 날에 죽기로 결심했기에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그녀가 메이의 차가운 손에 장갑을 쥐어주며 말했다.

"날 위해 기도해 주시겠어요?"

데이는 기도회에서조차 기도하지 않았지만 그녀를 위해 기도했다. 짧은 기도 끝에 집으로 돌아가는 데이의 마음에 작은 별 하나가 박혔다. 얼어붙은 마음에 작은 틈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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