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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두부 May 02. 2024

그 너머에


<beyond that>
Watercolor, gouache on paper
2024

-
회색늑대들도 검은 개들도 반기지 않는
회색 여우가 있었어.
비 내리는 길고 좁은 겨울의 굴다리를 지나서
걷고 또 걷다보니 거칠어진 발바닥 사이로
보드랍고 여린 풀들이 눈인사를 하고
아카시아 꽃들은 봄 바람과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했지.
 노랗고 달콤한 아카시아 향이 콧 속을 마구 간지럽히자
회색 여우는 까만 코를 파란 하늘 위로 들어올렸어.
'사랑받지 않아서 행복할 수 있어.'
회색여우의 콧노래가 저 멀리 다가오는 먹구름을 밀어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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