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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두부 Apr 28. 2023

맥스,헝그리 그리고 그 애

종이에 색연필, 마카, 펜

"그래서 이번엔 누구지?"

맥스는 하얀 왼쪽 귀를 한번 펄럭 대며 그 애를 바라 봤다. 그러자 그 애는 잔뜩 신난 눈빛으로 맥스와 헝그리를 바라봤다. 헝그리는 스테이크를 써는 데 정신이 없었다. 그 애의 신난 왼발이 바닥을 쿵쿵 두 번 내리치더니 다람쥐처럼 식탁 위로 올라와 왼손에 든 리볼버를 가볍게 여러 번 돌렸다. 음악은 없었지만 그 애 안에는 이미 질주의 음악이 흐르고 있는 듯했다.


"맥스, 진정하고 들어봐"

"난 언제나 진정되어 있어"

"나쁜 놈들이 너무 많았어, 그렇지? 올 해엔 내가 제일 나쁜 놈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 몇 놈이 남았잖아?"

헝그리는 스테이크를 썰다 말고 그 애를 보며 말했다.

"입맛 다 떨어졌어."

그 애와 맥스의 눈이 일제히 헝그리를 째려봤다. 맥스는 크고 동그란 눈으로 맞대응을 했지만 그 애의 눈 빛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서 이번엔 누구냐니까"

맥스가 다시 묻자 그 애는 식탁 위에 사진을 떨어트린 다음 발로 고정을 시키고 사진 속 얼굴에 총을 겨누었다.

"이 식탁은 안돼"

헝그리의 말이 끝나자마자 총소리와 함께 사진 속 얼굴에 구멍이 뚫렸다. 헝그리는 화를 내며 사진을 들췄다. 역시나 식탁에는 구멍이 생겼다. 59번째 구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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