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아웃풋을 늘리는 방법
앞에서 영어의 인풋과 아웃풋 얘기를 했는데, 한국에서 아웃풋을 늘리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유튜브 팟캐스트 미드 이런 거 봐도 input만 많은 터라 막상 내 입에서 나오는 영어는 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제 때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건 output이다. 신기하게도 급한 순간엔 내가 한 번이라도 의식적으로 말 해 본 단어만 입 밖으로 나온다. 일주일에 3일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요즘의 나에게 외국인을 만나러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말할 대상을 찾아나서는 것도 점점 쉽지 않고 의도적으로 대상을 찾아 말하려 노력하는 것은 나에게 너무 지치는 일이었다. 회사에서도 가능하면 통역을 쓰지 않고 미팅을 하는 게 기본 스탠스이긴 하다. 하지만 일이 많을 땐 그마저 사치인 법이다. 그저 할 말을 한국어로 명확하게 하고 빨리 끝내는 게 낫다. 안 그래도 머리 아픈 회사에서 더 이상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고, 요즘은 특히나 바쁜 시기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영어 아웃풋은 생각보다 많이 하지 못한다. 그래서 회사 밖에서 별도로 아웃풋을 다듬을 방법이 필요한데, 최근에 가장 잘 쓰고 있는 방법은 링글이다.
링글 overview
링글은 에듀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인데, "아이비리그 강사들과 진행하는 수준높은 화상영어수업"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기존에 전문 강사들과의 화상영어수업은 많았지만 내 느낌 상 퀄리티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링글은 이 시장에서 나름 프리미엄의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것 같고, 자유롭게 파트타임을 하고 싶은 고학력 대학생, 취준생들과 고퀄리티의 수업을 듣고 싶은 돈이 있는 직장인들 사이의 수요를 잘 맞추었다고 생각한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했지만 이왕 영어 공부가 필요하다면 좋은 강사진으로부터 수업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 12월 초, 큰 망설임 없이 수업을 결제했다.(손만 조금 떨었다ㅠ)
링글이 좋은 점은 강사들이 고학력자고 나랑 비슷한 나이대가 많다는 점. 전문강사보다는 대부분 취준생, 대학생, 아니면 투잡러다. 나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대학생과 얘기하는 건 정말 재미가 없고 사회생활 조금이라도 해 본 투잡러와 얘기하는 게 잴 재밌다. 공통관심사도 많고 걍 친구랑 얘기하는 느낌. 가끔은 얘기하는 데 이렇게 돈을 시간 당 몇 만원을 써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전혀 입밖으로 영어를 쓰지 않을 나를 알기에ㅠ 낸다 링글에 돈을ㅠ 그리고 복습만 요령 있게 잘 하면 진짜 가성비 최고로 고퀄의 영어공부를 할 수 있기도 하다.
20분 vs 40분
초반에 수업을 끊을 때 20분과 40분 사이에서 굉장히 고민했는데, 듣다 보니 나는 40분에 만족하고, 만약 다시 끊는다 해도 40분으로 끊을 것이다. 20분은 언제든지 쉽게 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지만 심도 깊은 얘기는 못하고 겉햝기만 하다가 끝날 가능성이 높다. 나는 40분 이야기를 진행해도 최근에는 짧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다. 강사들과 조금씩 친해지면서 근황토크하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 다만 초급회화를 위주로 한다면 40분 수업을 하는 것보다 20분을 진행하고 복습을 꼼꼼히 진행해서 수업 내용을 모두 본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 더 가성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수업방식
미리 토픽을 골라 읽고 질문 세 개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면, 그것에 대해 줌으로 수업하며 얘기한다. 수업 시작 전에 진행방식을 요청할 수 있다. 사람 따라 다를 것 같긴 한데, 내 목표는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패러프레이징을 중심으로 수업을 한다. 40분의 수업 중 보통 10-20분 정도는 아이스브레이킹으로 근황, 일상에 대한 얘기를 하고 나머지 시간 동안에는 그 날의 토픽에 대한 답변을 내가 말 한다. 나는 왼쪽에는 줌을 띄워놓고 오른쪽에는 강의노트를 보면서 하는데, 보통 실시간으로 내가 말 하는 것들은 강사는 받아적어서 바로바로 패러프레이징해주고, 놓친 것은 피드백에 더 넣어서 전달해 준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많이 쓰는 이디엄도 많이 알 수 있고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더 유용한 단어를 알려주기도 한다.
돈 아깝지 않도록 100% 활용하는 팁
8개월 째 하고 있는 후기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시작할 때보다 꽤 영어가 늘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요령이 좀 필요하다. 초반에 이 선생님 저 선생님 만나서 하다 보면 나랑 맞는 사람이 두어 명 있다. 그럼 그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쌓으며 피드백을 받는 것이 실력을 늘리는 데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피드백을 백퍼센트 활용할 것.
첫 번째, 계속 수업하고 싶은 선생님은 "내 튜터"에 등록해둘 것
링글은 생각보다 강사 경쟁이 치열하다. 모든 강사가 그런 건 아니고 피드백이 좋은 강사, 그리고 오래 한 강사들은 진짜 경쟁이 치열하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강사들은 20대 후반 정도 되는 대학원생, 과외나 강의를 해 본적 있는 분들인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진짜 타임슬랏이 열리자마자 파바박 찬다. 초반엔 그래서 원하는 강사와 수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좀 하다 보니 깨달았다. "내 튜터"에 등록해 두면 이 튜터의 슬랏이 오픈될 때마다 앱푸시 알람이 온다. 그 때 들어가서 신청하면 원하는 수업을 듣는 데는 무리가 없다. 하지만 진짜 인기 강사들은 수강신청을 방불케한다. 보통 슬랏은 일주일 단위로 오픈된다. 강사들의 경우도 한 번 보고 지나치는 사람들보다 계속 진행하는 학생들과 진행하는 수업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점점 진행하다보니 나도 두 세 명의 강사들과만 지속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들은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떤 점을 잘 하는 지 아니까 피드백도 더 디테일하게 줄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한 두 선생님과 수업을 하다보면 그 때는 진짜 1:1 과외같은 때가 온다. 코넬, 예일 등 아이비리그를 나온 강사와 1:1과외가 3만원 내외라고 생각하면 또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두 번째, 녹음파일을 활용해서 복습할 것
모든 공부가 그렇지만 예습보다는 수업이, 수업보다는 복습이 더 중요하다. 수업 때 한 번 스쳐지나가서는 절대 머릿속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예습은 못 하더라도 복습만은 제대로 하려고 나도 하고 있다. 모든 수업의 복습을 철저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제대로 복습하는 경우 아래와 같이 진행한다.
수업노트에 튜터가 패러프레이징해 준 것을 다시 읽고 따라한다. 그냥 다시 말하며 입에 붙인다. 대부분 내가 스스로 말하면서도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 싶었던 것들이 많아서 패러프레이징이 생각보다 기억에 잘 남는다.
더 중요하게는, 수업 녹음파일을 듣는다.
녹음파일을 들으면 내가 어떻게 말했는 지, 튜터가 어떻게 교정했는 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이게 나는 가장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내가 말하는 것을 다시 들을 기회가 없는데, 이를 직접 들으면 내 상상과 실제가 얼마나 달랐는 지 알 수 있다^^. 어떤 부분에서 버벅댔는 지를 알 수 있고, 무엇보다 내 나쁜 습관들도 알 수 있다. 처음엔 내가 말한 걸 듣기가 민망하고 싫어서 안 들었었는데, 뭔가 복습이 제대로 안 되는 느낌이라 듣기 시작했는데, 기존에 안 들었던 것을 후회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약간 부끄러워서 1.25배속~1.5배속 정도 해서 듣는다.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정말 가장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최근에는 가능하면 꼭 들으려고 하고 있다.
보통 이 과정이 합쳐서 두어시간 정도 걸리는데, 생각보다 되게 얻는 게 많아서 가능하면 꼭꼭 하고 있는 과정이다. 이 과정까지 거치면 내 수업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 아무리 남이 말해줘도 내가 직접 듣고 고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단점
얘기하면서 정리하다보니 단점은 얘기하지 않은 것 같아 단점도 얘기해보려 한다. 단점은 단연 가격이지만 서비스의 질에 비해서는 나는 가격은 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종종(특히 어린 대학생 친구들과 수업을 하면) 수업 퀄리티가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정말 파트타이머의 입장에서 수동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별점후기를 필수적으로 적도록 하고 개선하고 있는 것은 알겠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한편 UX나 시스템적인 것이긴 하지만 앱을 킬 때마다 앱이 한 번 재부팅된다는 점이다.(아이폰). 특히 급히 수업 예약을 해야 할 때는 앱이 다시 켜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난다 그리고 수업 아티클의 "표현" 탭의 내용에서 조금 더 다양한 단어들을 커버했으면 좋겠다. 수업을 예약할 때 굳이 교재를 곧바로 선택해야 하는 것도 불편한 UX이다. 교재를 선택하지 않는 실수를 방지하고자 하는 것은 알겠지만 "나중에 선택하기" 버튼 하나 정도만 넣어도 수업 예약할 때 교재를 고민하다가 예약이 늦어지는 불편함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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