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민지맨션에 제출한 인터뷰의 편집본
1. 어떤 사람이에요?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고 있는 직장인이에요. 짭쪼롬한 바다와 여름을 좋아하고 귀여운 것에 약해져요. 먹는 것도 정말 좋아하는데 그 중 초록나물 가득한 시골밥상을 최고로 쳐요. 최근에는 습관과 인지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책을 찾아 읽고 있답니다. MBTI는 만능재주꾼 ISTP로서 모험심 강하고 좋고 싫음을 말할 줄 알며, 효율적인 것을 좋아해요. 한편 혼자 있는 시간에서 힘을 얻고 하고 싶은 것은 해야 직성이 풀려요. 친한 친구들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고 좋아해서 그들을 위해 뭔가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2. 어떤 일을 하나요?
패션커머스 플랫폼에서 서비스기획자로 일하고 있어요. 주로 상품리뷰와 주문결제를 많이 보고 기획하는데,
요즘은 어떻게 유저들을 행동하게 할 지를 가장 재미있게 고민하고 있고, 주문결제 쪽은 아직 열심히 배우는 중이지만 아주 재미있어요
3. 평소 뭘 하며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해요?
요즘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소중해졌어요. 집에서 책을 보거나 요리를 하면 하루가 후딱 흘러간답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혼자 노트북을 하는 것을 좋아해요. 고요하고 방해받지 않아서 저만의 시공간으로 순간이동한 느낌도 들거든요. 아침의 시작이 좋아야 하루가 잘 흘러간다고 믿는 1인입니다. 아침에 책을 보는 것도 좋아해요. 그 중에서도 유럽소설을 좋아하지만 최근에는 업무에 관한 책도 많이 읽고 있어요. 한편 집에 있는 것 못지 않게 몸을 쓰는 액티비티도 좋아해요. 러닝이나 자전거타기, 등산 같은 활동을 좋아했는데 코로나를 핑계로 1년 간 손을 놓고 나서 어떻게 이전으로 다시 되돌아갈까 고민하고 있어요. 몸이 틀어지고 체력이 낮아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거든요. 한편 여름이 되면 양양으로 서핑하러 가요. 아직 초보이지만 장비빨만은 남부럽지 않답니다.
4. 본인을 표현하는 이모지를 하나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물고기 이모지. 사실 저를 표현한다기 보다는 제가 바라는 저의 모습을 닮았어요. 물 속에서 유유히 지나다니는 물고기들을 본 적 있나요? 저는 바삐 움직이면서도 너무나 가볍게 다른 물고기들을 피해다니는 모습에 감탄하곤 했어요. 저도 이런 물고기처럼 가볍고 유유자적하게 살고 싶거든요. 어디에도 피해를 끼치지 않으며 조용하고 유연하게요. 물론 물을 좋아해서 물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5. 요즘 가장 눈 여겨 보고 있는 분야나 세계관이 있나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눈여겨보고 있어요. 이전에는 커뮤니티가 다음 카페나 네이버 카페 등 정말로 커뮤니티만 하는 공간에 한정되어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아요. 무신사, 스타일쉐어, 오늘의 집 같은 커머스앱에서도 커뮤니티가 활발해요. 어떻게 유저들이 서비스에 정을 붙이고 서비스를 좋아하게 되는 지가 너무 신기하고 흥미로워요. 서비스에 재미와 신뢰를 느끼게 하는 그 섬세한 이유가 너무 놀라워서 가장 눈여겨보고 있어요. 그 중 가장 놀라운 것은 힙서비!! 제가 아주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커뮤니티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렇게 열심히 어떤 커뮤니티에서 활동한다는 자체가 저도 놀라워요.
6. 요즘 즐겨보는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온라인플랫폼은?
저는 이전에 29cm가 한창 핫할 때는 정말 1도 관심이 없었는데요, 최근에 29cm에 스며들고 있어요. 29cm를 쓰는 사람들을 보면 29cm를 쓴다는 묘한 자부심이 있고 29cm가 큐레이션 한 거면 일단 믿고 쓰더라구요. 상품리뷰도 비교적 잘 달고요. 왜 그러지를 고민하다보니, 29cm는 유저의 상품뿐만 아니라 일상도 큐레이션해줘요. 매거진, 컬쳐 등 다양한 컨텐츠를 소개해주는데, 때문에 살 게 없어도 그냥 29cm에 들어가요. 29cm의 라이프스타일에 유저가 영향을 받도록 큐레이션을 설계한 거죠. 아닌 게 아니라 29cm를 좋아하는 친구들의 핫플레이스나 옷 스타일도 비슷하더라구요. 저도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29cm를 통해 전시회나 새로 런칭한 브랜드 소식을 듣고 구경하게 되어 신기했어요. 왠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빨리 인지하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29cm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더군요. 패션몰에서의 소속감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 29cm를 보며 깨닫습니다. 최근 무신사로 인수된다는 소식을 들어 왠지 섭섭하기도 하지만 29cm는 그만의 아이덴티티를 잘 지켜나갈 것이라 믿어요.
7. 자주 사용하는 앱들은?
배경화면에서 제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들은 카카오톡 제외하고 구글 캘린더, 캄, 노션, 스포티파이, 네이버지도에요. 캄은 매일 자기 전에, 스포티파이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써요. 구글 캘린더도 이제는 없으면 친구 생일도 못 챙길 지경이랍니다. 또 길치인 저는 네이버지도를 정말로 애용하는데요, 약속장소 가기 전에 꼭 쓰는 앱으로, 저 같은 길치도 길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요. 이 밖에도 일상적으로 현대카드 웨더나 애플워치 피트니스 앱, 슬랙(힙서비를 위해 사용해요) 등을 이용합니다�
8.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를 하나 꼽아줄 수 있나요?
알로하젠(aloha zen)이라는 브랜드를 꼽고 싶어요. Surf and enjoy planet earth 라는 슬로건을 가진 호주브랜드인데요. 3년 쯤 전 발리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후 짝사랑 중입니다. 사실 저는 적극적인 유저가 아니라서 많이 사거나 소통하진 않고 있어요. 그렇지만 유일하게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는 브랜드입니다. 좋아하는 이유는 브랜드의 무드와 아이덴티티 때문이에요. 햇살, 알로하(사랑), 파도, 명상을 유머러스하고도 유유자적하게 표현해내는 모습이 좋아요. 제가 바라는 저의 자아상과 묘하게 일치하거든요.
그런데 몇 일 전 모배러웍스라는 브랜드를 발견했어요. 제가 바라는 업무 상의 자아상과도 일치하는 브랜드입니다. 유쾌하고 치열하게 일하는 방식을 실험하는 브랜드에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과감히 회사를 뛰쳐나온 사람들이 꾸리는 이야기. 우리를 직장인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 프로젝트를 하는 일하는 사람으로 풀어낸 브랜드에요. 너무너무 빠져들었습니다.
9 최근에 소비한 것 중에서 ‘이것에 돈 쓰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 게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애플워치를 정말 잘 쓰고 있어요. 기능적인 편리함도 좋지만, 저의 활동 모티베이션이 되고 있는 점이 만족도 측면에서 가장 큽니다. 이전 몇 년간은 ‘핏빗’이라는 스마트워치를 3년 정도 썼다가 올 해 애플워치로 갈아탔어요. 핏빗과 비교해서 크게 다른 점은 운동을 더 예민하게 측정하고,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동기부여를 해준다는 점이에요. 첫 번째로는 제 행동을 핏빗보다 훨씬 잘 측정해줘요. 계단 오르기, 수영 등 제가 움직이면 인식해서 알려주고 트래킹 해주니까, “에스컬레이터를 탈까?” 하다가도 “계단으로 가자” 하게 되는 거죠. 여기서 포인트는 “트래킹”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오늘 얼마만큼 활동했는 지를 눈으로 다 보여주니까 그 활동량을 많이 남기려고 더 걷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 트래킹한 운동량을 친구와 비교하거나 겨룰 수 있어요. 핏빗보다 훨씬 더 많은 친구들이 애플워치를 쓰니까 가능한 일인데요. 친구들과 같이 활동하고 비교함으로써 활동하는 게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이 되어요. 애플워치 덕에 코로나로 멈추었던 움직임이 늘었기 때문에 가심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10. 어떤 것들을 리뷰하고 싶어요?
우리가 하고 싶은 일들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들을 리뷰하고 싶어요. 우리의 24시간 하루하루가 너무 짧잖아요? 이 24시간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쓸지가 저의 가장 큰 고민거리에요. 저는 욕심이 많아서 운동도 일도 잘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잠도 많이 자고 친구들과도 놀고 주말이면 액티비티도 하고 싶거든요.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 삶은 이미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은 너무너무 많아요. 그래서 더 유저의 욕망을 이끌어 내거나 무의미하게 소비하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지, 하고 싶은 일에 어떻게 더 집중해서 재미있게 할 수 있을 지라고 생각해요. 일상에서 불필요한 고민거리나 잡생각을 없애서 더 삶의 질을 높이고 싶은 거죠. 그래서 저는 역으로 일상을 더 단순하게 만들 수 있는 습관과 명상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미 하고 있던 일을 쉽고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초점을 맞추어서 리뷰할 거에요.
11. 요즘 가장 꽂혀있는 물건은?
제가 꽂혀 있는 것은 웬디 우드 교수님이 쓴 “해빗”이라는 책이에요. 이 책은 제가 “습관”에 꽂히는 데 큰 영향을 주었는데요, 제 삶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들게 된 직접적 계기이자 원동력이에요. 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은데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지 못하는 스스로를 고민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어요. 저는 교수님의 조근조근한 문체와 섬세한 내용에 너무 공감한 나머지 세 번이나 읽었거든요. 그리고는 책 속 내용을 제 삶에 차곡차곡 쌓아 일상을 바꾸었어요. 덕분에 일상에서 시간을 벌었고 들쭉날쭉했던 제 수면시간도 안정을 찾았습니다. 30년 만에 일상에 안정을 찾은거죠. 일상의 반복적인 일들을 자동화함으로써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어요.
12. 가장 신박한 서비스는?
챌린저스 라는 서비스에요. 챌린저스는 꾸준히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서 돈을 걸고 챌린지하는 모델인데요. 습관을 만들기에 굉장히 좋은 서비스에요. 저는 기상챌린지를 정말 잘 이용했어요. 이전에는 친구들과 돈을 걸고 진행해도 흐지부지해지기 일쑤였다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생판 모르는 남에게 돈을 빼앗길 수 없어!’ 라는 마음이 들어서 챌린지를 수행하다 보니 보니 7시에 칼같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챌린지가 없어도 7시에 일어나는 기적! 이렇게 제가 기존에 하고 싶던 행동을 잘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너무 좋아하고, 저도 이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13. 가장 좋았던 공간은?
최근 도통 나돌아다니질 않는데, 매봉에 있는 ‘미누씨' 라는 곳은 갈 때마다 즐거운 시간이라 너무 좋아요. “음식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느끼게 해 주는 곳입니다. 단순히 제가 먹을 걸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니라, 이 곳의 음식은 마술을 부리는 것 같아요. 기분이 들떠서 평소 맘에 걸려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다 터놓고 할 수 있게 해요. 마치 일상에서 벗어나서 유럽에 친구들과 놀러간 느낌이랄까요? 웬만큼 맛있는 걸 많이 먹었다고 생각해서 음식으로 기대하는 일이 줄었는데, 아직도 미누씨 갈 때는 설레요. 젊고 힙한 곳은 아니지만, 항상 예약이 꽉 차있어요. 잠시나마 여행을 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에 너무 좋은 곳입니다. 물론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은 것도 한 몫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