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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나물하다 Feb 03. 2021

온기 1

<콩나물하다>  시즌 1 - 3화



어쩌면 나는 온기가 그리운 것일 수도 있다.

좁아터진 시루가 답답하고 시궁창 같기도 했지만 그곳에는 온기가 있었다.

뱃속이 텅 비어 있는 것 같다.

물 맛도 별로다.

가방의 무게에 어깨가 짓눌려 뻐근하지만

그 무게의 온기가 있어 다행이라는 추잡한 위로를 해본다.

시루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끔은 그리운 채 그냥 두는 편이 훨씬 낫다.




창밖을 내다보니 벌써 밤이다. 

오늘은 딱히 한 일도 없는데,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다니. 

허전한 마음에 가방을 메고 산책에 나선다.  

정처 없이 걷고 싶었는데, 어느새 익숙한 길을 걷고 있다.

어쩌면 나는 온기가 그리운 것일 수도 있다.

좁아터진 시루가 답답하고 시궁창 같기도 했지만 그곳에는 온기가 있었다.

뱃속이 텅 비어 있는 것 같다.

왠지 물 맛도 별로다.

가방의 무게에 어깨가 짓눌려 뻐근하지만

그 무게의 온기가 있어 다행이라는 추잡한 위로를 해본다.

시루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끔은 그리운 채 그냥 두는 편이 훨씬 낫다.



오디오 클립 링크 - 3화 온기 1

* <콩나물 하다>는 오디오 클립을 통해 음성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클립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글. 허선혜, 고권금

그림. 신은지

구성.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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