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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Sep 08. 2019

아이 때문에 새롭게 접하는 것들

나이가 들면서 주로 자기 자신의 패턴이나 습관, 삶의 스타일에 맞춰서 살다 보니 새로운 것을 찾아가며 경험해 보는 것이 많이 꺼려진다. 뭐랄까? 실망하면 어쩌나? 실망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생각해서인지 망설이기도 전에 아예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많다. 


예를 들어, 새로운 디저트 식당이 나에게는 거기에 해당한다. 

음식이나 술집은 잘 찾아다니는데 굳이 새로운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아직까지 디저트에 대한 부정적 생각 때문일까? 분명 디저트가 우리에게 주는 효용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디저트보다 식사와 같은 것에 효용에 대한 의미를 더 크게 두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나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 특별한 장소를 찾지 않는다. 가끔씩 아내가 날 데려가 주면 함께 즐길  뿐이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새로운 디저트를 찾아 먹게 된다. 특히 딸아이와 엄마는 합이 잘 맞아서 디저트에 초집중할 때가 있다. 


오늘은 두 사람 덕에, 특히 딸아이의 일편단심 빙수 사랑 덕에, 난생처음으로 토마토 빙수를 먹어봤다. 

맛? 대박... 초죽음이었다. 이렇게들 말하던데 아마도 적절하지 싶다. 

 

이제까지 먹어본 빙수 중에 단연 최고였다. 

물론 개인적 견해이다. 토마토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좋을 리가 없기 때문에 나의 편애적인 칭찬임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난 토마토퓌레가 얼음 빙수와 이렇게 잘 어울릴지 몰랐다. 개인적으로 토마토를 좋아해서인지 더욱더 마음에 들었다. 


https://blog.naver.com/kongsam/221642852671


디저트에 크게 기대가 없었던 나는 디저트에 대한 무관심은 지대한 관심으로 바뀌었고, 아내보다도, 딸보다도 많이 먹었던 것 같다. 어쨌든 기대도 하지 않았던 정말 맛있는 토마토 빙수 덕에 그동안 멈춰있던 음식 회로에 불이 들어왔다. 


혹시 아들이었어도 이런 경험을 했을까? 

아들 딸 구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딸아이여서 엄마랑 비슷한 디저트 코드 덕에 오늘처럼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이라 생각을 해 본다. 


사람은 살면서 자신이 경험하는 것이라고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경험하는 자기 삶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나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두 사람이 되어 그 사람과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좀 더 삶의 범위가 넓어진다. 더 나아가 결혼을 해서 아이가 생기면 아이의 경험까지 더 하면 그 삶의 범위가 더욱더 커짐을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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