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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Oct 01. 2019

언어작업기억능력을 키워라

언어작업기억능력이란 인간의 정보처리능력 중의 하나이며, 머리로 문제 해결을 하는 동안에 언어적 요소를 머릿속에 어느 정도를 기억하는지에 대한 능력을 뜻한다. 언어작업기억능력이라는 용어는 학문적으로 많이 사용해서 일반적으로 낯선 의미일 수 있다. 하지만 단어만 봐도 대략 어떤 뜻인지는 짐작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작업기억능력에는 크게 두 가지를 많이 언급한다. 언어와 공간이 그것이다. 그리고 언어작업기억능력은 측두엽에서 공간작업기억능력은 두정엽에서 관리한다. 그래서 측두엽 쪽 머리를 다치게 되면 언어 사용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두정엽이 손상되면 공간능력이 확연히 떨어질 수 있다. 


나는 언어작업기억능력에 대한 글을 몇 번 쓴 적이 있는데, 노인의 언어작업기억능력을 연구하면서 사람이 살면서 문제 해결 능력 측면에서 언어작업기억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특히 언어작업기억능력이 운전자의 운전 중 상황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주장했었다. 운전자가 운전 중 상황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같은 작업기억능력 범주에서도 공간작업기억능력보다 언어작업기억능력이 더 많이 운전에 관여함을 알 수 있었다. 

운전을 하는 동안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와 차와 차 사이의 간격, 속도에 대한 감지력, 교차로에서의 움직임, 유턴, 등 모든 것에 언어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생각을 해 봐도 우리 걸어가는 동안 눈에 보이는 간판을 볼 때, 그 간판이 무슨 상점을 나타내는지 그리고 무슨 뜻을 의미하는지를 눈으로 보고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이해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그 과정에서 머릿속에서 무엇인가에 대해서 빠르게 노출된 정보를 입수해서 머릿속 기억 장소에 있는 정보와 매칭 한다. 즉 언어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뜻한다. 



다름이 아니라 이렇게 언어작업기억능력을 언급하는 이유는 일상생활에서의 공부가 중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특히 고령화 시대인 요즘은 더욱더 그 중요성이 요구된다. 

뉴스를 통해서 잘 알겠지만, 대화나 교류가 없는 노인일수록 치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신체적 활동 문제도 연결되겠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언어사용이 최소화되었다는 점이다. 

사람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 머리를 통해서 언어적 활동을 시작한다. "아 일어나야지"라며... 

예를 들어 주부의 경우, 식사 준비를 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그전에 세수를 하기 위해서 화장실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머릿속에서는 습관적이지만 "화장실 가야지"라는 언어가 내포된다. 치약을 짤 때도 "이 정도만 짜야지"가 포함되며, 세수하는 동안 "아 시원해", "몇 번 남았지? 이제 깨끗하겠지?", "아침으로 뭘 준비하나?" 등등 여러 가지를 자문하며 머릿속에서는 언어적 활동을 이어간다. 사실 자면서도 꿈을 꿀 때 항상 언어적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묵언수행을 하는 스님도 말은 하지 않지만, 머릿속에는 늘 언어로 생각을 한다.

결론적으로 사람은 언어를 배운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머릿속에서는 언어작업기억능력을 발휘하며 살아간다는 소리이다. 


그리고 언어작업기억능력은 연습에 의해서 유지 및 발달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성인이 되고 어느 정도 위치에 놓이게 되면 공부라는 것을 하지 않을 때가 있다. 혹자는 신문을 보는 것도, 인터넷을 보는 것도 모두 언어적 활동인데 이 또한 공부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한다. 물론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아쉽게도 그것은 공부가 아니다. 우리가 먹고, 배설하고, 잠을 자는 것과 같은 반복적인 활동일 뿐이다. 단, 태어나서 처음 하는 행동이라면 배우는 과정에서 공부라 말할 수는 있다. 


언어작업기억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다소 강제적인 암기와 이해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만 머릿속에 기억하는 능력이 발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학문을 접하면서 배운 내용을 글로써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서 언어작업기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정확한 방법이다. 특히 글을 쓴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문장의 구조와 문체, 문법 등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서 실제 언어작업기억능력에 있어서 부하가 많이 걸리는 행동이기도 하다. 또한 글을 쓰면서 자신 스스로가 이해하고 설득되며 동시에 미미하지만 일종의 희열을 느낌으로써 긍정적 사고를 발달시킬 수 있다. 물론 암울한 이야기로 글을 치장하는 사람의 경우도 다소 위험은 하지만, 글을 씀으로 해서 자신에게 쌓여 있던 불만족감을 조금을 덜어내기 때문에 이 또한 달리 보면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강제성을 가진 공부를 나이가 들어도 유지한다면 매우 유익하다. 

우선 눈에 보이는 효과로는 언어 사용에 있다. 문어체를 많이 접한 사람일수록 대화를 할 때 좀 더 조심스럽고, 어려운 단어나 시의적절한 단어를 사용한다. 물론 말이 많아지는 경우도 있다. 때론 말 많고 유식한 말을 쓴다고 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재수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이것 때문이라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라면 일방적인 소통보다는 상호적인 소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에 발화를 하고 대부분 청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공부를 하는 사람은 주로 글을 쓰게 된다. 글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좀 더 마음속에 담아두기 위한 아주 우수한 방법이며, 글을 쓰면서 정리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도 기억에 오래 담으려는 행위가 있어서 언어작업기억능력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정보와의 접촉으로 인해 계속해서 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치매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어도 생활에 있어서 남들보다 좀 더 윤택한 생활이 가능하다. 흔히 고스톱을 치면 노인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들 한다. 나름 일리가 있는 말이기도 하다. 고스톱 게임을 하는

 동안 패를 매칭하고 매칭 하는 동안 무슨 패인지 언어로 생각하며, 점수 계산도 언어적 활동에 해당되기 때문에 충분히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 


나는 몇 해 전에 내가 연구한 것을 토대로 노인의 인터넷 상의 글쓰기가 언어작업기억능력과 복잡한 과제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한 바 있다. 다소 억지스러워 보이지만, 연구 당시 70세 이상 노인의 경우 인터넷 상의 글쓰기가 젊은 사람들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다. 70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인터넷 상의 글쓰기가 새로운 도전이자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앞에서 언급했듯이 노인분들에게는 인터넷 상의 글쓰기가 공부의 일종이 되며, 배운 것을 활용함으로써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살펴봤는데 결과는 매우 당연했다. 글쓰기 활동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우, 언어작업기억능력과 복잡한 과제 수행(운전 중 상황인식)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상기 결과는 논문 심사 당시 좀 더 복잡한 분석을 사용하지 않고 간단한 문항간 교차비교분석(카이제곱)을 사용했다고 몇 차례 리젝트 된 바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굳이 복잡하지 않아도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쉬운 방법을 사용해서 명확한 차이를 규명해 낸다면 오히려 좋은 방법이라고 믿었다. 당시 오기였을까? 리젝트 되면 다른 곳에 또 투고를 했었다. 여러 번 리젝트가 된 바람에 약 30만 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그래도 결국 실증 분석을 많이 나루는 학회지에 게재되었다. 


만일, 강제성 있는 공부가 싫다면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앞에서 언급했던 글 쓰는 동안에 수반되는 모든 것들이 좀 더 건강한 나를 가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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