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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Oct 03. 2019

태풍이 지나고 바다에서

오늘은 태풍이 지나고 난 뒤 풍경이 그리워서 바다로 향했다. 목적지는 기장에 있는 신평소 공원.

부산에서 살았을 때는 이곳 신평소를 자주 찾았었다. 우선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가 늘 선호했던 곳이고, 특히 딸아이가 놀기에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작은 공원이지만 이곳저곳을 돌다 보면 바다가 가진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랄까?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태풍이 지나고 난 뒤 바다 모습은 애써 태연한 척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힘겹게 뭔가를 치르고 나서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그런 상태랄까. 신평소 공원 앞바다 파도의 움직임은 여전히 분주하고 들떠 보인다. 태풍이 지나서인지 쓰레기들이 많이 널려져 있었지만, 하늘은 가을 하늘을 품은 체 바다에 스스로를 비추어 더욱더 짙은 색을 자아내며 여전히 차갑고 냉정해 보인다. 게다가 동해의 하늘은 서쪽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역으로 노을 자아낸다. 마치 큰일을 치르고 나면 적잖이 놀라고 흥분스러운 탓에 마구마구 가슴이 뛰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는 모습과 같고, 이제는 괜찮겠지 하는 바람이 깃든 소망스러운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자연도 사람도 어려움을 이겨내는 모습은 매 한 가지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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