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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Jan 07. 2020

초등학교 예비소집일

1월 7일, 오늘은 딸아이 초등학교 예비소집일.

어떻게 된 것이 내가 더 긴장하는지 모르겠다.


내 기억엔 이미 40년 전 국민학교 입학식 밖에 없는데, 예비소집일은 낯설었다. 모든 게 처음이라서 그럴까?

막상 초등학교에 도착을 해 보니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나도 딸아이를 외갓집에 맡기지 말고 데리고 나올 것을...


사실 예비소집에 시간이 많이 걸릴 줄 알고 딸아이를 부산 외갓집에 맡기고, 나 혼자 학교에 들어섰다.

입구에서부터 학습지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사탕이 꽂아진 안내장을 나누고 있었는데, 나는 받지 못했다.

아마도 남자라서 그러지 않나 싶다.

마침 나와 같이 혼자서 학교를 방문한 남성분이 있었는데, 그 사람도 나와 같았다.

아마도 당연하리라 본다. 보통은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이동하는 길을 따라 함께 교실로 들어갔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파트 별로 교실을 나눠서 입학식과 관련된 자료를 나눠주고 있었다.

예비소집 통지서를 제출하고 확인 절차를 마친 후, 서류만 받았고 다른 것은 없었다. 그대로 집으로 가면 되는 것이었다.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은 벌써부터 설레는지 학교 구경하고 가고 싶다는 아이도 있고, 정신없게 장난치는 아이들도 있었다.

따로 설명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와서 서류만 받아 가니 조금 허전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식의 예비소집이면 뭣하러 오가라고 했을까 하고 생각을 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학교를 나오는 정문을 통과하니 아까의 설렘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이제 뭘 준비해야 하지하는 생각이 앞선다.


40년 전 나의 국민학교 입학식엔 왼 가슴에 하얀 면손수건을 달았고,

난생처음으로 엄숙하게 긴장하며 줄을 서서 한참을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누구나 다 똑같았던 모습으로,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각자가 배정받은 교실로 입장하여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선생님 말씀을 듣고,

그렇게 입학식을 마치고 나오면서 바로 짜장면 집으로 향했던 기억.

그러고 보면 그런 과정이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인생에서 또 다른 단계로 입성하는 첫걸음이었을 것이다.


내 딸아이의 첫걸음은 아마도 유치원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8살이 되는 시점에서의 아이의 변화를 고려할 때 유치원과는 사뭇 다를 것이라 본다.


유치원에는 없었지만 초등학교에 있는 것,  바로

서열 기반의 통제된 조직 문화


모쪼록 나의 딸이 잘 적응하며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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