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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Jan 09. 2020

단기기억능력 향상 놀이

인간 두뇌가 처리하는 여러 정보처리 능력 중에서 주요 작업기억능력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언어작업기억능력(VWMA, Verbal Working Memory Ability)과 공간작업기억능력(SWMA, Spatial Working Memory Ability)이다. 쉽게 말해서 언어작업기억능력이 좋다면 인간의 언어활동에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하고, 공간작업기억능력도 마찬가지이다.


실제 사람이 정보처리를 할 때, 매 순간마다 입력되는 외부의 정보를 눈으로, 코로, 입으로, 귀로, 그리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순간의 정보들을 일정 시간 동안 기억을 하게 된다. 그래야만 정보에 대해 정확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매 순간의 정보를 담아 기억하는 것을 단기기억이라고 한다. 앞에서 언급한 언어작업기억능력과 공간작업기억능력이 크게 연관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단기기억능력이 좋다는 것은 나아가 장기기억능력까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평상시 단기기억능력을 유지 또는 향상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단기기억능력을 가지고 있고, 조금 덜 노력한다고 해서 바로 능력이 저하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하지만 초기 치매 증상 중에 하나가 바로 단기기억능력 저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절대 소홀하게 봐서는 안된다. 대표적인 단기기억능력 저하 현상이 바로 최근 기억의 감퇴가 그것이다.


그렇다면 단기기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좋은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앞에서 언급한 언어작업기억능력과 공간작업기억능력을 향상하는 훈련을 한다면 역으로 단기기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실제 필자의 연구를 통해서 증명된 것으로 언어작업기억능력과 공간작업기억능력과 연계된 실험재료를 이용하여 놀이처럼 활용이 가능하다.


오늘 이야기할 내용은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단기기억능력 향상 놀이로써 언어작업기억능력과 관련된 놀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의 연구에서 사용했던 언어작업기억능력 측정 재료는 읽기 폭 과제(Daneman & Carpenter, 1980; reading span task)였다. 어떤 문장 카드가 제공되면 그 카드를 읽고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다음 카드로 넘어가기 전 블랙아웃 상태에서 방금 전 읽었던 카드에 있던 문장들의 마지막 어절 안에 있는 단어(명사)를 순서에 상관없이 말하는 실험이다.


*블랙아웃: 모니터에 보이는 화면에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아무것도 없는 화면이나 검은색 화면에서 잠시 머물 때를 말함


이런 실험재료를 매번 작성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좋지만, 아직 명사가 뭔지 문장이라는 개념이 불명확한 어린아이에게는 부적절하다 볼 수 있다. 그래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말한 모든 단어를 말해야 하는 "말 기억 놀이"이다. 누구나 한 번쯤 해 봤을 것이라 사료된다. 사실 적절한 놀이 제목이 없어서 직접 제목을 붙였는데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1. 말 기억 놀이

아빠와 딸이 있다고 하자. 그럼 딸이 먼저 한 단어를 외치면, 아빠가 딸이 말한 단어를 이야기하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단어를 말하는 방식이다.


딸: 사과

아빠: 사과, 배

딸: 사과, 배, 비행기

아빠: 사과, 배, 비행기, 배꼽 등등등.


보통은 총 6~7개 단어를 이어갈 수 있고 생각보다 그 이상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 5개 이상의 단어를 기억해서 놀이를 할 수 있다면 정상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놀이를 많이 할수록 대략 12개까지 이을 수 있다. 만일 더 많이 외울 수 있다면, 일반적으로 사람은 정보를 외우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는데 그 방법이 토대가 되어 학습에 있어서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2. 말 기억 잇기 놀이

그리고 상기의 방법을 좀 더 난이도를 높여서 할 수 있다. 방법은 같고, 단어 사용에 제약 조건이 존재한다.

무조건 원하는 단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말한 단어의 끝 글자를 받아서 말잇기를 하는 것이다.


딸: 사과

아빠: 사과, 과자

딸: 사과, 과자, 자동차

아빠: 사과, 과자, 자동차, 차단기

딸: 사과, 과자, 자동차, 차단기, 기린



그냥 말잇기 놀이를 하는 것과 무슨 차이인지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하는 말잇기 놀이는 어느 정도의 단어를 알고 있는지, 그리고 언어 사용 선택과 연계된 순발력과 연관된다. 단기 기억 능력과의 연관성은 적은 편이다. 주로 장기기억에 의존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단기기억 처리용량의 한계로 인해서 일정량만 처리 가능하다. 7±2 정보단위(chunk)만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전화번호 길이가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전화번호를 부를 때, 그 번호를 듣고 바로 적거나 외울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단기기억은 정보과부화 상황이 되면 일부만 선택하여 처리하는데 대략 그 길이가 30초 정도 된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장기기억과 단기기억 중에 어떤 기억이 더 좋아야 하는지?

둘 다 중요하다. 그러나 학습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는 단기기억능력이 매우 큰 역할을 하는 게 사실이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단기기억능력에서 장기기억능력으로 정보가 저장되는 과정이 있는데 이 과정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학생이 공부를 더 잘한다고 볼 수 있다.


하나의 정보를 장기기억에 남기기 위해서는 대략적으로 2~4만 번의 익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만일 단기기억능력이 우수한 사람이라면 익힘의 횟수를 그만큼 줄일 수 있으며, 여기에 자신의 응용력을 더 한다면 남들이 말하는 우수한 학생, 우등생, 천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놀이는 절대 단순하지가 않다. 어른들끼리 해도 생각보다 쉽지 않은 놀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1번 놀이는 아이와 함께 손쉽게 할 수 있지만, 2번의 경우, 규칙이 존재하는 만큼 아이 연령에 따라 이해를 못할 수 있으니 참고하였으면 한다.



-TIP-

단기기억능력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매우 중요하다. 어른들은 이런 놀이를 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시도라도 해 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책을 가까이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이야기 스토리 전개를 늘 기억 속에 달고 다녀야만 한다.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들이 책을 오래 붙잡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앞의 이야기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혼돈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렇다. 그만큼 훈련이 되어있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책을 보면서 이야기 연계성을 높이기 위한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을 향상 시키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최근 마지막에 본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거기에 읽은 부분에서 가장 핵심어 몇 가지를 적어 두면 회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이야기를 이어갈 때 혼돈감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부터 포스트 잇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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