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삼 Mar 03. 2020

요리의 성장

코이의 법칙을 닮다.

요리,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머리가 복잡하다가도 요리를 하게 되면 그 순간만큼은 잡념이 없어진다. 

취미 삼아서 매번 요리를 만들 때 찍어 둔 사진이 나의 요리 역사가 되어 간다. 



https://blog.naver.com/kongsam/221560927168

https://blog.naver.com/kongsam/221560967382


그러나, 요리라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가끔은 현상에서 머무는 경우가 있다. 그때 그 요리, 지금도 그 요리... 변화를 시도한다고 하지만 맛이 유사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물론 한 음식을 줄곧 먹지 않아서 질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요리를 하는 나 자신의 입장에선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에 조금은 당황한 적이 있었다. 나는 적어도 경력이 쌓이면 어느 정도 자유롭게 음식을 만들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몇 년을 거쳐서 변화된 것은 음식 만드는 속도가 빨라졌고, 좀 더 위생적으로 변했고, 좀 더 요령이 생긴 것뿐이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점은 양을 맞추는 일이다. 이 문제는 이제 어느 정도 조절해 나가는 것 같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3인분을 만들어야 하는데 결과는 항상 4~5인분이었다. 식당처럼 정확할 필요는 없겠지만 식사 후 처리를 생각하면 넉넉하게 만드는 손이 늘 불만이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양을 맞춰 나간다. 


내가 요리를 시작한 것은 대학 때 부터서다. 자취생활을 했기 때문에 누구나 그렇듯이 대충은 따라 하는 정도로 음식을 만들곤 했다. 그리고 프랑스어 언어연수로 프랑스에 약 1년간 머물 때 음식에 관한 관심이 높았던 게 사실이다. 다른 나라 음식에 대한 동경까지는 아니었지만 식탐이 있었던 나에게는 새로운 맛을 모두 기억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러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나는 자주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아마도 본격적으로 음식을 했던 시점은 딸아이가 태어나고 분가를 하면서이다. 

이유식을 만들기 시작했고, 좁은 원룸에서 세 명이 매일같이 식사를 해결해야 했고, 주로 내가 음식을 만들었다. 그러다 좀 더 넓은 집으로 몇 차례 옮기면서 요리 가짓수도 다양해졌는데, 집이 넓어지니 각종 재료와 양념을 둘 수 있다는 자유로움 때문일 것이다. 


출근하기 전에 아침을 해서 먹고, 퇴근해서 집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그런 생활을 몇 해 동안 했었다. 그게 힘이 되었을까? 나름의 경험 덕에 이젠 요리가 아주 자연스럽다. 요리하는 남자,, 요리하는 아빠가 된 셈이다. 요즘은 이곳 김해로 이사 와서 새 아파트에 오븐이 있어서 빵이랑 쿠키를 자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코이의 법칙이라 했던가? 

비단잉어과인 코이는 환경에 따라 성장하는 크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이를 사람에게 비유하여 코이의 법칙이라 하는데, 생각해 보면, 나의 요리도 이런 코이의 법칙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도 경험이 중요하듯이 내가 무엇을 만들어 봤는지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이라면 요리를 배우는 사람에게 있어서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 말고도 다른 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본다. 

올바른 판단을 내리려면 정보와 경험, 그리고 사례에 대한 정보가 풍부해야 하듯이 과정의 절차 없이 그 어떠한 양질의 결과를 얻지 못하는 법이다. 


이제 어느 정도 맛도 변화시킬 수 있고, 양도 맞출 수 있게 되었다. 더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앞으로 우리 가족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음식을 대접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지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라는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일에 대한 성장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요리를 통해 성장해 나가는 모습도 참으로 행복하다. 




오늘은 딸아이 생일이어서 생일상을 준비했다. 많은 것보다 아이가 먹고 싶다는 것을 중심으로 몇 가지 만들었는데, 우선 양에 있어서 딱 맞게 만들었다. 그래서 버릴 것이 없는 생일상이어서 너무 좋았고 음식을 만들면서 좀 더 나은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적용했더니 전보다 더 좋은 맛을 얻게 되어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맛있게 먹어 준 가족 덕에 행복했다. 


내가 만든 음식 덕에 가족이 건강하고 기분이 좋을 수 있다면, 그래서 행복해한다면, 전보다 좀 더 성장한 남성 전업주부가 아닐까하고 나 스스로를 생각해 보았다. 


소고기 부챗살 샐러드, 잡채, 고등어 허브 버터구이, 황태 미역국, 나물, 과일 그리고 케이크 










매거진의 이전글 독박육아에 대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